[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K리그 챌린지 대전시티즌(구단주 권선택 대전시장)이 2017 시즌 최하위를 확정했다. 잔여 경기에서 승리해도 ‘꼴찌’의 성적표는 변하지 않는다. 3부리그와 승강제가 존재했다면 대전은 ‘강등’이다. K리그에서도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는 것으로 정평이 난 대전의 팬들은 뿔이 났다.

대전은 22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FC를 상대로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35라운드 경기를 가져 1-1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달 경남전 2-1 승리 후 이어진 무승의 고리를 끊지 못한 것도 아프지만 최하위 확정이 더욱 아프다. 불과 두 시즌 전 대전은 K리그 클래식을 누볐다. 지난 시즌에는 승격을 노렸지만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 재도약을 노렸지만 성정표는 초라하다.

K리그 클래식 승격을 경험한 2015년 이후 대전의 지휘봉은 춤을 췄다. 승격을 이끈 조진호 감독이 2015년 5월 사임 후 김영민 감독대행을 거쳐 최문식 감독이 부임했다. 최 감독은 2016년을 끝으로 사임했고, 이영익 감독이 부임했지만 올 시즌 중 사임했다. 현재 김종현 감독 대행이 팀을 이끌고 있다. 3년 동안 세 명의 감독과 두 명의 대행이 팀을 이끌었다. 팬들은 ‘잃어버린 3년’이라 부른다.

창단 시절부터 팀을 응원한 서포터 최해문씨는 “매번 아무런 철학 없이 감독이 바뀌고, 위기가 반복된다”며 “경기장, 클럽하우스 등 하드웨어는 좋아지고 있지만, 팀의 정통성은 사라지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현 감독 대행이 고군분투하는 상황을 빨리 끝내고 새 시즌을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팬들의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팬은 “대전과 마찬가지로 승격과 강등을 경험한 수원FC가 시즌 막판 김대의 감독을 선임해 일찌감치 새 시즌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움을 느꼈다”고 했다.

대전은 내부적으로 김종현 감독 대행 체제를 올 시즌으로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감독 선임이 늦어지는 이유는 경영진 교체가 문제다. 대전은 내달 1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가지고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한다. 현 윤정섭 대표이사가 감독을 선임을 마무리하고 구단을 떠날 수도 있지만, 새로운 경영진이 팀을 위한 장기적 판단을 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 윤 대표이사의 뜻이다.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된 후 감독 선임은 아무리 빨라도 11월 중순을 넘겨야 한다. 그 사이 다른 팀들은 새 시즌 선수단 구성, 동계훈련 계획 등을 발 빠르게 추진한다.

때문에 팬들은 빠른 감독 선임을 요구하고 있다. 팬들은 “다른 팀들에 비해 좋지 않은 여건이지만, 대전의 전통과 자부심을 다시 살릴 수 있는 패기 넘치는 지도자를 신중하게 선임해야 한다”며 “2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대전 출신의 감독이 선임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어려운 시절을 경험한 레전드를 선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FC투비즈 감독 대행을 역임한 김은중 코치, 수원FC 코칭스태프 물망에 오른 이관우 코치,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 공오균 코치, 15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김정수 감독 등이 대전 출신으로 착실하게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물론 구단은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 다른 팀에게 우수한 자원을 빼앗기는 불상사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윤정섭 대표이사가 신인 계약까지만 진행하고, 신임 대표이사 체제에서 감독을 선임한 후 빠르게 영입전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임 대표이사 부임 전이라도 구단은 광범위한 감독 후보군을 추스려 부임 즉시 빠르고 효율적인 선택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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