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리버풀은 사디오 마네의 거친 플레이에 대해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 마네의 퇴장은 물론 이후 4골을 허용하며 완벽하게 무너졌다.

9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2017/2018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를 치른 리버풀은 맨체스터시티에 0-5로 패배했다. 전반전에 2실점, 후반전에 3실점했다. 앞선 세 경기를 합한 3실점보다 많은 골을 내줬다.

첫 실점은 맨시티가 잘했다고 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전반 24분 헤딩 경합이 벌어졌고, 페르난지뉴가 머리로 내준 패스를 케빈 더브라위너가 잡자마자 완벽한 스루 패스로 이어갔다. 리버풀 수비수 두 명 사이로 빠져나간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시몽 미뇰레 골키퍼까지 제치고 득점했다.

선제골 앞뒤로 경기 흐름은 팽팽했다. 맨시티가 근소한 우세를 잡고 있었지만 리버풀도 인상적인 반격이 많았다. 좌우 윙어인 마네와 모하메드 살라의 스피드는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두 팀 모두 수비 라인을 적극적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에 스피드가 좋은 공격자원들에겐 마음껏 뒤놀 공간이 주어져 있었다.

그러나 마네의 후방 침투는 리버풀에 뜻밖의 재앙을 가져왔다. 조엘 마팁의 롱 패스를 마네가 받으려고 뛰는 것까진 좋았지만, 에데르손 골키퍼의 얼굴 쪽으로 발을 높이 든 채 충돌한 것이 문제였다. 마네는 퇴장 당했고, 쓰러진 에데르손을 들것에 고정시켜 교체할 때까지 약 10분이 걸렸다. 전반전 추가 시간이 8분으로 길게 주어졌다.

이때부터 리버풀은 속수무책으로 밀렸다. 에데르손을 클라우디오 브라보로 교체하자마자 맹공을 시작한 맨시티는 전반 추가시간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케빈 더브라위너가 왼쪽 측면에서 가벼운 드리블로 헨더슨을 제친 뒤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낙하 지점을 완벽하게 포착한 가브리엘 제주스가 골키퍼 바로 앞에서 헤딩골을 터뜨렸다. 겨우 3분 전에도 골망을 갈랐으나 한 발 차이로 오프사이드 선언이 됐던 더브라위너-제주스 조합이 이번엔 골을 만들어냈다.

후반전 첫 골은 두 공격수의 합작품이었다. 후반 8분 리버풀 공격을 끊자마자 페르난지뉴가 몸을 돌린 뒤 바로 스루 패스를 넣었고, 이 패스를 완벽하게 받으며 침투한 아구에로가 함께 쇄도하던 제주스에게 공을 밀어 줘 골을 이끌어냈다.

리버풀은 퇴장 이후 수적 열세를 감추기 위해 더 과감한 전방 압박을 시도했으나 압박 라인이 충분히 단단하게 갖춰지지 못한 상태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살라를 빼고 수비 가담이 더 좋은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을 투입해 봤으나 소용 없었다.

맨시티의 매끄러운 패스 전개가 네 번째 골로 이어지며 승부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졌다. 후반 32분 더브라위너의 스루 패스를 받은 르로이 자네가 오버래핑한 망디와 2대 1 패스를 주고받은 뒤 왼발로 마무리했다. 그 뒤로도 더브라위너, 제주스와 교체 투입된 자네는 리버풀 수비를 계속 공략했다. 리버풀은 미뇰레의 선방으로 근근이 버티는 수준이었다.

상대 2선에 대한 압박 대형을 잃어버린 리버풀은 추가시간에 한골을 더 내주며 완전히 무너졌다. 자네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선수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 특기인 왼발 중거리 슛을 날렸고, 공이 골문 구석으로 정확히 꽂혔다.

리버풀은 원래 상위권 팀과의 원정 경기에서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내는 독특한 팀이다. 맨시티전은 돌발 변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클롭 감독 부임 후 리버풀은 지난 시즌 1~7위팀과 가진 원정 경기에서 한 번도 지지 않고 있었다. 이번 대패는 클롭 감독의 경력을 통틀어도 가장 굴욕적이다. 마인츠05 감독 시절 당한 1-6 패배와 더불어 가장 큰 점수차의 패배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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