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인턴기자=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가 또 핵심 선수를 다른 팀에 보냈다. 이번엔 마그노다. 하지만 마그노의 이적 사실을 알리는 조성환 감독은 담담했다.

마그노는 지난 9일에 한 서울과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샤르자로 이적했다. 이번 시즌 9골 2도움으로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올리던 마그노의 이적 소식에 취재진들도 놀랐다. 매번 주전 선수를 내주는 것에 대한 팬들의 불만도 있다,

제주는 올 여름 마그노 뿐 아니라 마르셀로(오미야야르디자)와 황일수(연변푸더)를 떠나 보냈다. 아시아축구연맹(ACL)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에 주축 선수들의 이탈까지 겹치면서 많은 이들이 제주가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제주는 잠깐의 부진 뒤 보란 듯이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리그에서도 2위에 올라있다.

제주가 주축 선수를 내준 건 이번 여름만이 아니다. 2014년 페드로(빗셀고베)부터 윤빛가람(연변푸더), 로페즈(전북), 송진형(알샤르자), 이근호(강원)까지 매년 선수들이 팀을 옮겼다. 조성환 감독은 “내가 선수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고 말하면서 ”합당한 조건이면 선수의 미래를 위해서 보내주는 게 맞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선수들을 보내주는 건 팀을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팀이 이적을 막으면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어 할 수 있다. 조성환 감독도 “제의가 온 사실을 구단이 숨기거나, 선수를 무조건 붙잡으면 오히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경기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환 감독의 지도 철학 중 하나는 ‘선수단의 선순환’이다. 본인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조성환 감독은 “나도 93년 프로에 입단해 2군에서 훈련하다 선배가 나가면서 기회를 잡았다”고 말하며 “기회를 잡기 위해 뒤에서 노력하는 선수가 많다. 그들에게 땀의 대가가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도 감독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는 조성환 감독이 말한 선순환이 잘 되는 팀이다. 윤빛가람이 이적한 뒤에는 이창민이 살아났고, 마르셀로가 나가고 나선 마그노가 터져줬다. 이번에도 마그노의 빈자리를 류승우, 멘디, 마유송 등이 채워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R리그에 참가하면서 선수단 관리가 수월해진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 조성환 감독도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경기력도 많이 올라왔다”고 R리그의 장점을 설명했다. R리그에서 경기를 꾸준히 뛴 이동수와 이은범 등이 팀이 어려울 때 힘이 되기도 했다. 류승우도 R리그를 통해 체력과 경기감각을 끌어올렸다.

제주는 이미 상위스플릿 진출을 확정했지만 리그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배일환과 자격정지 징계가 풀린 조용형이 합류하면서 팀은 힘을 얻었다. 최근 8경기 동안 6승 2무를 거두며 이어진 무패 행진으로 분위기도 좋다. 여기에 조성환 감독의 바람처럼 새로운 선수가 등장한다면 제주에겐 좋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