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모든 선수를 모아 놓고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은 단 이틀이고, 신태용 감독이 지닌 고민은 세 가지다.

신 감독은 28일 자신이 선발한 26명을 모두 봤다. 해외파 선수들이 모두 합류하고 당초 하루 늦게 들어올 예정이었던 황희찬까지 오면서 ‘완전체’를 이뤘다. 시간은 많지 않다. 이날 해외파 선수들은 회복 훈련을 했기 때문에 29일과 30일 훈련만 완벽하게 할 수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물러난 후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이란을 잡기 위해 치밀하게 계산하고 약속된 플레이를 구상했다. 그는 각기 다른 유형을 지닌 공격수를 선발했고,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센터백들도 거의 모두 불러들였다. 수비 조직력이 좋고 역습이 날카로운 이란을 이기려면 수가 많을수록 좋다. 

26명이 전부 모이자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다. 신 감독이 고민 세 가지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확실한 틀이 나올 전망이다. 

 

1. 중앙수비수 김영권 파트너 
신 감독은 김영권을 주장으로 선발했다. 그는 “김영권이 선발출전할 가능성이 높고, 지난 `2015 동아시안컵’에서 주장을 맡아 우승했다”라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다른 선수들 선발이나 출전에 대해 함구했지만 김영권이 수비 중심이라는 사실은 숨기지 않았다. 김영권은 흐름을 잘 읽고 앞으로 내는 패스가 좋은 선수다. 신 감독이 바라는 빠른 축구를 할 적임자다. 

남은 부분은 김영권 파트너다. 김영권이 수비 라인을 움직이는 역할을 맡기 때문에 파트너는 공중전에 능하고 투지가 좋은 선수가 적합하다. 김주영과 김민재 그리고 김기희 정도가 이와 비슷한 유형이다. 신 감독은 훈련에서 김민재를 김영권 파트너로 쓰기도 했다. 김주영과 김기희도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처음으로 합류한 권경원도 힘과 높이가 좋은 선수다. 

이란 경기는 실점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신 감독은 남은 이틀 동안 김영권과 가장 잘 맞고, 이란을 잘 막을 수 있는 중앙 수비수 한 명을 선정하기 위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 

 

2. 황희찬 부상
손흥민은 팔에 붕대를 감고 있지만 컨디션에는 문제가 없다. 손흥민은 대표팀에 합류하기 직전에 한 번리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하기도 했다. 황희찬은 조금 다르다. 무리 하지 않고 대표팀에 빨리 합류했지만 통증이 있다. 슈팅 훈련하다 꺾인 오른쪽 무릎 안 쪽이 아프다. 신 감독은 “솔직히 고민”이라고 했다. 

황희찬은 현재 유럽파 중에서 가장 감각이 좋다. 11경기에 출전해 7골을 넣었다. 빠른 발과 과감한 돌파 그리고 슈팅까지 뛰어나다. 조직적인 이란 수비를 깨뜨릴 가장 좋은 카드다. 황희찬은 먼저 들어가서 수비를 헤집을 수도 있고, 후반에 들어가 지친 수비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다만 몸이 정상일 때 이야기다. 

신 감독은 가장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황희찬이 부상을 입자 고심하고 있다. 황희찬이 뛸 수 없거나 제한적으로 뛸 수 있으면 앞서 한 계산을 다시 해야 한다. 신 감독은 황희찬 경과가 좋기만을 바란다. 

 

3. 구자철 포지션 → 중원 구성
신 감독은 조기소집에서 한 훈련에서 중원을 두텁게 했다. 정우영 파트너로 권경원을 세웠다. 소속 팀에서 중앙 수비수로 뛰는 권경원을 중원으로 올려 단단한 블록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기성용이 이란 경기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예전과는 다른 중원을 구성해 이란 공격을 맞겠다는 이야기다. 

구자철은 대표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많이 뛰었다. 그는 2017/2018시즌 개막과 함께 소속 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구자철은 28일 한 인터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축구를 시작했다”라며 은근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최근 공격적인 역할보다는 뒤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데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 감독은 구자철 포지션 변화를 비롯해 중원 구성을 고민해야 한다. 단단하면서도 빠른 역습과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는 멤버를 꾸려야 한다. 이재성, 김보경, 남태희 등도 각자 가진 장점이 있다. 신 감독 고민은 깊어진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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