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제주유나이티드는 장쑤쑤닝 원정을 위한 이동에 하루를 허비했다. 장쑤가 후보 멤버를 내보낼 거란 기대는 접어야 할 분위기다. 제주 선수들은 피로를 극복하고 정면 승부를 준비해야 한다.

제주는 25일 중국 난징에 위치한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2017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H조 5차전을 치른다. 조 3위인 제주는 남은 두 경기를 통해 2위 애들레이드유나이티드를 끌어내려야 한다. 승점이 같기 때문에 제주가 두 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애들레이드가 승점을 한 번이라도 잃는다면 제주가 조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2승을 목표로 하는 제주는 현재까지 4승을 거둔 장쑤를 원정에서 꺾어야 한다. 경기 전 긍정적인 전망은 장쑤가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했기 때문에 후보 멤버를 투입할 거라는 예상에서 비롯됐다. 장쑤가 중국슈퍼리그(CSL)에서 최하위로 쳐져 있다는 점도 ACL에 2진급을 낼 거라는 전망의 근거였다.

경기를 앞둔 지금, 장쑤는 정상 전력으로 제주를 상대할 것이 더 유력하다. 장쑤의 CSL 부진이 심해도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제주전에서 또 패배한다면 최용수 장쑤 감독은 다음 주말 경기를 준비하기도 전에 경질 위기로 몰릴 수 있다. 매 경기가 생존과 직결된다. 여유를 부릴 틈이 없어졌다.

장쑤가 아예 주전을 투입하는 것도, 아예 2진으로 나오는 것도 아니라면 제주 입장에서 혼란만 가중된다. 제주의 선발 라인업은 비교적 예상하기 쉬운 반면 장쑤는 예측이 어렵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최 감독이 주말 경기를 생각해 체력을 아낄지, 아니면 매 경기가 중요하니까 전력을 다할지 알 수 없다. 특정 선수를 막는다는 생각으로 대응 전략을 짜기보다 우리 팀의 컨디션에 맞게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난징까지 가는 길은 외교 관계 악화로 더 힘들어졌다. 제주 공항에서 난징으로 가는 직항 노선이 없어졌다. 제주 선수단은 상해 푸동공항까지 항공으로 이동한 다음 버스로 홍교역까지 가서 기차로 갈아타고 남경남역에 도착했다. 어제 오전 11시에 클럽하우스를 떠난 선수단이 호텔에 도착하기까지 하루가 꼬박 소요됐다. 훈련은 불가능했다. 반면 지난 2월 먼저 원정 경기를 치른 장쑤는 난징-제주 노선을 타고 한 번에 이동했다. 제주가 더 혹독한 원정을 견뎌야 하는 처지다.

조 감독은 일단 상승세 속에서 원정을 떠난다는 점에 의의를 뒀다. 제주는 4월 초 4경기에서 2무 2패로 부진했지만, 최근 2경기를 통해 2연승을 거뒀다. 19일 FA컵에서 김해시청을 상대하며 대부분 후보급 선수를 투입해 주전들의 체력을 아꼈다. 이를 바탕으로 22일 K리그 클래식 대구FC전, 25일 장쑤전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일단 대구를 4-2로 꺾으며 기세를 탔다. 조 감독은 “대구전을 어렵게 가지 않고 다득점했기 때문에 정신적 피로는 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야기했다.

제주는 앞선 홈 경기에서 장쑤를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했지만 결정적 부족으로 패배했다. 골대를 두 번 맞히는 등 슛이 조금씩 빗나갔다. 반면 장쑤는 물러나 지키는 운영을 하다 후반 막판 하미레스의 프리킥 득점 하나로 승리를 챙겼다. 그 뒤로도 결정력에 기복이 있던 제주는 대구전에서 모처럼 다득점하며 공격진의 컨디션을 살려 놓은 상태다. 특히 제주 소속으로 K리그 1, 2호골을 넣은 멘디와 마그노, 마르셀로의 상승세에 기대를 건다. 셋 중 두 선수가 선발로 나서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한 명을 더 투입해 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

제주의 유일한 전력 공백인 윙백 포지션에는 배재우, 김상원, 황일수를 고루 실험해 뒀다. 한쪽 윙백은 주전 안현범이 맡고 나머지 측면을 세 선수 중 한 명이 맡아줘야 한다. 현재로선 김상원의 출장 가능성이 가장 높다. 배재우는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대구전에서 쥐가 나 후반 18분 일찍 교체되는 등 풀타임을 소화할 준비가 부족한 상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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