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자신 있는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게 격려해줘야겠다.”

최윤겸 강원FC 감독은 홈 첫 승 달성에 실패한 이후 고개를 숙이기보다 선수들의 사기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강원은 지난 22일 평창알펜시아스키점핑타워 경기장에서 수원삼성과 치른 ‘KEB하나은행 K리그클래식 2017’ 7라운드 경기에서 1-2로 졌다.

강원은 앞서 6라운드 제주유나이티드전에 2-1로 승리했다. 이전까지 치른 3번의 홈경기에서 FC서울에 0-1 석패 포항스틸러스, 전북현대 등 올 시즌 현재 선두 경쟁을 벌이는 두 팀을 만나 각각 2-2, 1-1 무승부를 거두며 선전한 강원은 수원을 상대로 홈 첫 승을 기대했다.

강원은 전반 16분 브라질 공격수 디에고가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어 기세를 올렸으나, 전반 34분과 후반 32분에 코너킥에 이은 매튜의 헤더에 두 골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 추가 시간에 페널티킥을 얻어 무승부 기회가 찾아왔으나 디에고의 슈팅이 수원 골키퍼 신화용의 선방에 걸렸다.

이번에도 홈 첫 승에 실패했으나, 경기력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없지 않았다. 우선, 공격수 정조국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선발 출전 기회가 늘어난 디에고의 플레이가 살아나고 있다.

울산현대와 리그 4라운드 경기에 K리그클래식 데뷔골을 넣은 디에고는 전북전에도 페널티킥으로 득점한 것에 이어 수원전까지 득점해 3호 골에 도달했다. 브라질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네이마르와 호흡을 맞추기도 한 디에고는 입단 초기 공격 능력을 좋지만 전방에서 수비 가담력이 부족하고, 동료 선수들과 연계 플레이 밀도가 떨어져 교체 자원으로 나서왔다.

정조국이 부상으로 불가피하게 선발 자원으로 올라섰던 디에고는 수원과 경기에서 부지런히 수비에 가담하고, 공격 상황에서는 저돌적인 돌파와 슈팅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디에고는 수비로 전환되는 상홍에서 측면 미드필더 영역까지 커버할 정도로 많이 뛰었다.

최 감독은 “디에고는 성격도 긍정적이고 코칭스태프나 동료들과 친근감을 가지려고 본인이 많이 노력한다”며 성공적으로 팀에 적응했고, 팀 플레이 면에서도 크게 발전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제 강원의 다른 선수들이 디에고가 더 잘할 수 있게 맞춰주는 게 중요하다며 격려했다.

“우리 선수들이 디에고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패스 타이밍을 맞춰주도록 주문했다. 그게 오늘은 잘됐다. 디에고의 자신 있는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 페널티킥을 놓친 것은 아쉽지만, 그럴 수 있다.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게 격려해줘야겠다.”

최 감독은 디에고 외에도 강원 선수단 전체에게 홈 첫 승 실패 이후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팀 분위기를 수습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질책 보다 칭찬을 더 많이 하며 지도자인 자신이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전술적 준비와 구현이 핵심이라고 했다.

“우리가 그동안 스리백을 활용하다가 수원전은 포백으로 준비를 했다. 경기 초반에는 우리가 준비한대로 선수들이 잘 운영했다. 페널티킥으로 선취득점한 후에 아쉬웠던 것은, 상대가 적극적으로 나왔던 부분에 대해서 수비적으로 대비를 못한 것이다. 경기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세트피스 실점을 허용하게 됐다. 벤치에서 빠르게 변화를 줬어야 하는데, 그 변화가 선수들 전달되는 게 늦었다. 그게 아쉬웠다.”

최 감독은 이날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쪽지를 전달해 지시를 내릴 정도로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득점하고서 5분간 계속 상대가 (넓게) 퍼져서 올라가는 부분에 수비가 잘 안됐다. 쪽지를 주기 15분 전부터 의사 전달을 했는데 잘 안되더라. 안 쪽의 선수들까지 쪽지를 활용해서 포지션 변경을 전달하려고 했는데, 타이밍 늦었다.”

강원은 올 시즌 대대적인 리빌딩 과정에서 조직력과 전술을 다지기 위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 경기 내용은 좋지만, 조직적인 미비점으로 이기지 못하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개인 능력이 좋은 공격에 비해, 조직력이 더 필요한 수비에 허점이 거듭되고 있다. 최 감독은 “계속 실점하고 있는데, 실점을 줄여야 승리할 수 있다”는 말로 공격 보다 수비가 숙제라고 했다.

“우리는 지금 발전하고 있는 과정이다. 선수들이 이런 패배를 통해서, 좋은 교훈으로 삼아서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나 역시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찾아내서 보완하게다. 지금 보다 선수들이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시즌 초반에 전북이나 서울, 제주전을 치르면서 많이 위축된 경기했다. 수원전에는 그런 면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인 것을 위안 삼고 싶다.”

강원은 전남드래곤즈와 원정 경기로 리그 8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전남은 울산현대에 5-0 대승을 거두며 최근 2연승으로 기세를 높이고 있다. 쉽지 않은 상대다. 강원의 상황은 좋지 않다. 주장 백종환이 뛸 수 없다. 최 감독은 팀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백종환이 종아리를 차이면서 근육 통증 발생했다. 경고도 3장이라 다음 경기는 참가가 어렵다. 한정된 스쿼드에서 자꾸 부상자가 발생하는 점이 아쉽다. 밑에 있는 선수들이 발전해줘야 한다. 선수들과 미팅하면서 홈 승리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얘기했다. 홈에서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많이 아쉽다. 그래도 선수들에게 괜찮다고 하고 싶다. 자신감을 주고 싶다. 아직 리그는 많이 남았다. 제주에 가서 밀리는 경기를 하면서 이기고 오기도 했다. 지금은 약팀도 강팀도 없다. 얼마나 잘 준비하고, 자신감을 갖고 경기하느냐가 중요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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