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전주] 김정용 기자= 남자 축구 대표팀은 새로운 선수를 적극 받아들이며 분위기를 바꾸려 한다. 현재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공격수 양동현은 1순위 후보다.

23일 전주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포항스틸러스의 ‘1위 결정전’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찾았다. 전북과 포항의 경기는 K리그 최고 빅 매치였다. 전북엔 지난 3월 대표 멤버 중 5명이나 뛰고 있다. 과거였다면 기존 선수를 점검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고 볼 수 있는 행보였다.

최근 리더십 논란을 겪은 대표팀은 선발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K리그 선두권을 달리면서도 대표가 한 명도 없는 포항은 유력 후보다. 특히 양동현은 5골 1도움을 기록하며 득점, 공격 포인트 모두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대표팀에서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 공격수라는 점, 슈틸리케 감독이 주로 구사하는 원톱 시스템에서 활약 중이라는 점 등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 2009년 2경기에서 득점하지 못한 뒤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다.

그러나 양동현은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전북은 강팀을 상대할 때 늘 그렇듯 포항의 주요한 공격 루트를 견제하기 위한 연구를 해 왔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경기 후 “이재성이 울산에서 같이 있었기 때문에 양동현을 잘 안다. 김민재에게 80%, 90%를 맡기고 뒤에서 커버해주며 컨트롤하라고 했다. 양동현은 돌파를 하거나 빠르지 않기 때문에 발밑에 공이 들어가는 걸 미들에서부터 경계했다. 들어가면 밀어내고 지연하라고 했다. 전체적으로 수비들이 위험 지역에서 양동현을 잘 마크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양동현이 기록한 슛은 하나에 불과했다.

슛이 봉쇄당한 양동현은 연계 플레이도 쉽진 않았다. 몇 차례 깔끔한 패스워크에 일조한 것이 최선이었다. 특히 후반 23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슛으로 연결하기 여의치않자 손준호에게 밀어줬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약간 후방으로 내려가 문전의 손준호에게 살짝 찍어 찬 패스로 센스를 발휘했다. 둘 다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양동현은 문전을 벗어나지 않고 계속 수비의 견제를 받으면서도 자기 임무를 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다만 국가대표에 발탁될 경우 포항에서처럼 활약할 가능성에 대해 최순호 포항 감독은 부정적이었다. “선수가 원하는 것과 감독 요구가 안 맞을 수 있다. 과연 대표팀에서 양동현의 장점만 살려 쓸 수 있겠나, 단점도 있는데. 소속팀에선 되지만 대표팀에선 어려울 거다.”

 

김신욱 선발 활용법 보여준 전북

이날 전북의 원톱으로 나선 김신욱은 대표팀에 꾸준히 뽑히지만 선발로는 뛰지 못하는 선수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의 원톱을 맡은 건 석현준, 지동원, 이정협, 황희찬 등이었다. 김신욱의 제공권은 후반 교체로만 활용되고 있다.

전북은 이날 슈틸리케 감독 앞에서 김신욱을 선발로 활용하는 방법을 보여줬다. 쉴 새 없이 움직이며 포항 수비를 흔들어놓으려 노력한 김신욱은 김보경의 땅볼 크로스를 받아 시즌 4호골을 넣었다. 데얀, 양동현에 이은 득점 3위 그룹이다. 전북은 김신욱을 향해 롱볼을 많이 날리지 않았다. 196cm나 되는 김신욱의 체격은 수비 사이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몸싸움을 벌이는데 주로 쓰였다. 후반 17분 에두와 교체될 때까지 김신욱은 쉬지 않았다.

경기 후 최강희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이 온 줄 알았으면 김신욱을 안 뺐을 거다”라는 농담으로 시작해 전북에서 더 경기력이 좋은 이유를 설명했다. 심리적인 요인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신욱은 글쎄, 대표팀과 전북이 다른지는 잘 모른다. 심리적으로 굉장히 여린 선수다. 대표팀에서도 편한 마음으로 하라고 했는데 항상 부담을 많이 갖고 있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김신욱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의 활용, 양동현의 발탁 여부 등 공격진 강화 방안에 대한 힌트를 찾았을까. 경기장을 떠나는 길에 인터뷰 중인 김진수를 마주친 슈틸리케 감독은 악수를 하고 머리를 잠깐 감싸며 격려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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