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겨냥한 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났다. 축구팬들은 이 사건에 강인하게 대처했다. 일정이 꼬여버린 AS모나코 서포터들은 도르트문트 서포터의 도움을 받았다.

12일(한국시간) ‘2016/201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을 위해 이동하던 도르트문트 팀 버스는 세 차례에 걸친 근접 폭발에 휘말렸다. 이 충격으로 팀 버스의 창문이 부서지고, 파편이 수비수 마르크 바르트라의 오른쪽 손목에 상처를 입혔다. 바르트라는 수술을 받았다. 도르트문트는 다시 팀 호텔로 돌아갔다. 폭탄 테러로 보이는 상황이다.

경기 시작을 15분 남겨두고 하루 연기가 선언됐다. 이미 경기장을 가득 메웠던 관중 약 8만 명은 경찰의 지시에 따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홈팀 도르트문트 서포터들에게는 공포가, 원정팀인 모나코 서포터들에게는 여기 더해 난감한 일정 문제가 생겼다.

모나코 팬들은 독일에서 추가로 1박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때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끈 해시태그가 #어웨이팬들에게잠자리를(#bedforawayfans)이었다. 경기 연기가 결정되자마자 도르트문트 구단이 트위터를 통해 모나코 팬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모나코도 인근 호텔을 수배해 80유로(약 97,400원)에 1박을 제공하는 공식 숙소를 지정해 팬들의 불편을 덜었다.

일부 도르트문트 팬들은 모나코 팬들에게 집을 개방했다. 현지 기자 중에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직 숙소를 구하지 못한 사람은 내게 연락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있었다. 아예 모나코 팬들에게 저녁 식사까지 제공한 팬은 “#어웨이팬들에게잠자리를 그리고 #어웨이팬들에게저녁식사를 모두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축구팬들은 테러로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했다. 현지 경찰은 “경기장에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찬사를 드린다. 경기장을 싹 비우면서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한스요아힘 바츠케 도르트문트 CEO 역시 “우리 팬들에게 찬사를 돌려야 한다. 아주 잘 대처했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이고 단단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경기를 단 하루 연기하고 강행하는 건 충격을 받은 도르트문트 입장에서 손해가 될 수 있지만, 라인하르트 라우발 도르트문트 시장은 경기를 예정대로 진행할 만큼 선수들이 강인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물론 선수들에겐 엄청나게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선수들은 프로페셔널이고, 지나간 일을 날려버리고 내일 자신들의 경기를 보여줄 거라 확신한다. 이 사건을 성공시키려고 했던 자들에겐 나쁜 일이 될 것이다. 팀은 영향력이 있다.”

지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총격 테러가 났을 때, 파리 시민들은 특유의 테라스 문화를 포기하지 않고 보란듯 식당으로 향했다. 테러의 공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도르트문트 시와 경찰 당국은 축구장도 테러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팬들은 이미 의연하게 연대하는 자세를 통해 굴복하지 않는 자세를 보여줬다.

사진= 트위터 캡쳐(@vespaf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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