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FC서울이 ‘2017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첫 승을 신고했지만, 16강으로 가는 길은 더 어려워졌다. 제주유나이티드는 안방에서 애들레이드유나이티드에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서울은 11일 호주 원정으로 치른 웨스턴시드니원더러스와 F조 4차전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경기 시작 4분만에 나온 이석현의 중거리슈팅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전반 42분에 마우링요가 얻은 페널티킥을 데얀이 깔끔하게 성공시켜 전반전을 지배했다.

서울은 후반 26분에 데얀이 탁월한 개인 능력을 통해 중거리슈팅을 성공시켜 3-0으로 달아났다. 홈에서 2-3으로 석패했던 서울은 이후 집중력을 잃었다. 후반 32분 안토니스 후반 추가 시간 스콧이 추격골을 넣었다. 서울은 골 득실 차 우위로 웨스턴시드니를 제치고 3위가 됐지만 경기 내용 면에서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3-4-3 포메이션으로 나선 서울은 수비 라인에 황현수, 미드필드진에 황기욱과 이규로, 박민규 등 비주전으로 분류되어온 선수들, 젊은 선수들을 내세웠다. K리그클래식 일정과 병행하는 가운데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한 와중에 얻은 승점 3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 젊은 선수들이 적극성을 보이며 분투했다. 

3-0으로 달아날 때까지 분위기는 좋아보였지만, 실질적으로 서울의 수비가 완벽한 것보다 웨스턴시드니의 결정력이 아쉬웠다. 특히 전반전에 일본 미드필더 구수카미 준페이의 크로스 패스에 이은 미첼 니콜스의 슈팅 과정은 서울이 그 동안 보여 온 수비 불안이 그대로 노출된 장면이었다.

서울은 스리백 수비의 허점이 여러 차례 노출됐다. 풀백 뒷공간을 여러번 노출했고, 이후 센터백 앞 공간으로 들어오는 낮은 크로스 패스를 여러번 놓쳤다. 웨스턴시드니의 공격 마지막 과정이 세밀하지 않이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은 장면이 여럿 있었다.

득점 과정 역시 이석현과 마우링요, 데얀의 개인 능력을 통해 나왔다. 박주영, 윤일록, 주세종 등이 빠진 채 치른 경기였지만, 라인 사이의 유기성에 아쉬움이 있었다. 이날 서울은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는 와중에 실리적인 경기를 목표한 것이지만, 승점 3점을 얻은 것 외에 경기 내용면에서 향후 희망을 발견하기엔 긍정적인 부분이 많지는 않았다.

같은 날 우라와레즈가 상하이상강에 1-0 승리를 거두며 서울의 16강 진출 가능성도 어려워졌다. 상하이와 우라와가 나란히 3승 1패로 승점 9점에 도달했다. 서울은 잔여 경기에서 모두 이겨도 승점 9점이 된다. 상하이와 우라와가 잔여 일정 중 서울에 모두 지더라도 최하위이자, 최약체인 웨스턴시드니를 상대로 비기기만 해도 16강 티켓을 가져갈 수 있다.

우라와는 웨스턴시드니를 홈에서 상대한다. 서울에서 승점 3점을 챙겨간 상하이는 5라운드 서울전을 안방에서 치른다. 상하이는 이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이 확정되며, 서울은 상하이 원정에서 이기지 못할 경우 탈락이 확정된다. 여러모로 서울에겐 불리한 잔여 일정이다.

2016시즌 전북현대가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했지만, K리그클래식이 2017시즌에 아시아 왕좌를 지키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K리그클래식에서 올 시즌 최고 전력을 자랑한다던 제주유나이티드가 애들레이드유나이티드와 H조 4차전 홈경기에서 1-3으로 패해 3위가 됐다.

제주는 애들레이드와 승점 4점 동률이고, 골 득실 차에서 앞선다. 하지만 ACL은 승점 동률시 승자승 원칙을 적용한다. 제주는 애들레이드에 1무 1패로 열세다. 장쑤쑤닝이 4연승(승점 12점)으로 16강에 선착한 가운데, 제주는 애들레이드, 감바오사카와 2위 자리를 두고 경합한다. 감바는 장쑤에 패해 1승 3패지만, 승점 3점으로 제주와 승점 차이가 불과 1점이다.

제주는 4월 25일 장쑤쑤닝과 원정 경기, 5월 9일 감바오사카와 홈경기를 치른다. 장쑤쑤닝이 잔여 경기 결과가 의미 없는 상황이지만, 장쑤가 홈에서 제주를 상대로 대충 경기를 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중국 클럽에세 한국 클럽과 경기는 자존심 싸움이다. 더구나 장쑤가 장국리그에서 부진해 ACL에서 총력을 기울여 명예를 지키고 있다. 제주전 역시 승리를 목표로 경기할 가능성이 크다.

감바는 애들레이드를 원정에서 3-0으로 대파했었다. 감바가 애들레이드와 홈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제주와 감바의 최종전이 16강 진출 결정전으로 펼쳐질 수 있다. 애들레이드가 감바와 5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제주에겐 상황이 더 불리해질 수 있다. 장쑤가 호주 원정에는 주력 선수를 대거 쉬게 할 수 있다. 애들레이드가 감바를 꺾은 가운데 6차전 진행되면 제주는 자력으로 16강에 갈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서울과 제주 외에 울산현대와 수원삼성의 상황도 좋지 않다. E조의 울산현대는 1승 1무 1패로 3위다. 2위 무앙통유나이티드가 원정 경기를 12일 밤 치른다. 이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16강 진출이 어려워 진다. 수원삼성은 1승 2무로 무패지만, 이스턴SC와 12일 밤 홈 경기에서 이기지 못할 경우 가와사키프론탈레, 광저우헝다 등 16강 경합 팀과 잔여 2경기를 외나무다리 혈투로 치러야 한다.

자칫 K리그클래식 4개팀이 모두 조별리그에서 전멸할 수있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12일 저녁 ACL 경기에서는 K리그클래식 팀의 승전고가 울려야 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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