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축구는 격렬한 경기지만, 그 안에는 미학이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한국시각으로 4일 새벽 이탈리아 토리노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유벤투스와 한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8강 1차전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축구의 미학을 끌어 냈다.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3-0 승리로 이끌어서가 아니다.
호날두는 레알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18분 잠시 시간을 멈췄다. 오른쪽 측면에서 카르바할이 올려준 크로스를 보고 뛰어올라 그대로 바이시클킥 슈팅을 날렸다. 좀 더 뒤에서 공을 기다리던 바스케스도, 공을 지켜보던 유벤투스 수비수도, 골대를 지키던 잔루이지 부폰도 그 장면에서 멈춰섰다.
날아오른 호날두는 등을 땅에서 높이 띄운 뒤 오른발을 번쩍 들어올려 공을 찼고, 공은 그대로 골대 오른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공이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가고 호날두가 땅에 떨어진 뒤에도 선수들과 팬들은 환호나 아쉬움을 표하지 못할 정도로 비현실적이었다.
놀란 바스케스는 입을 벌리고 팔을 펼쳐 호날두를 안았고, 유벤투스 수비수들은 체념한 듯 손으로 이마를 쓸어 올렸다. 세계 최고 골키퍼인 부폰도 ‘저런 공은 어쩔 수 없다’는 무표정에 가까운 표정만 보일 수밖에 없었다. 부폰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호날두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아름다움은 상대와 우리 사이 장벽도 허물었다. 감탄한 유벤투스 팬, 그것도 골대 가까이 있던 팬 중 일부는 호날두에 박수를 보냈다. 자신들이 응원하는 유벤투스가 홈에서 0-2로 뒤지게 된 것과 별개로 호날두가 보인 멋진 모습에 손을 마주쳤다.
2001/2002시즌 UCL 결승전에서 바이어레버쿠젠을 상대로 왼발 발리슛을 터뜨렸던 지단 감독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선수 시절 기술의 정점을 보여줬었던 지단은 호날두가 한 슈팅이 얼마나 어렵고 대단한 것인지 본능적으로 느꼈을 것이다.
축구는 개인 운동이 아니다. 11명이 하는 스포츠다. 팀 플레이로 만든 골이 높은 점수를 받는 이유도 여기 있다. 하지만, 가끔은 특정 선수 한 명이 모든 말과 표현을 무색하게 할 때가 있다. 호날두가 토리노에서 그 사실을 증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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