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샬케04는 독일분데스리가를 호령하는 강호라고 하기에 한참 부족해 보이는 경기력으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6경기 결과는 모두 승리였고, 안정적으로 2위를 달리며 훌륭한 성적을 낸다.

3월 31일(한국시간) 돌일 겔젠키르헨에 위치한 펠틴스 아레나에서 ‘2017/2018 독일분데스리가’ 28라운드를 치른 샬케는 프라이부르크를 2-0으로 꺾었다. 후반 18분 다니엘 칼리쥐리의 페널티킥 선제골이 나왔고, 10분 뒤 주전 공격수 귀도 부르그슈탈러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샬케는 최근 최근 6연승을 달리며 바이에른뮌헨의 조기 우승 기록을 저지시켰다. 샬케가 이 기간 동안 패배나 무승부를 당하며 승점을 잃어버렸다면 바이에른은 이미 우승 세리머니를 했을 수도 있었다. 실제로는 바이에른이 같은 기간 4승 1무 1패에 그치며 오히려 승점차가 줄어들었다. 바이에른은 다가오는 29라운드가 되어서야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할 수 있게 됐다.

6연승은 샬케 구단 최다 연승 기록과 동률이다. 샬케는 2006/2007시즌 6연승으로 자체 기록을 세웠다. 당시 성적은 준우승이었다. 이번 시즌 역시 준우승을 노리고 있다. 8일 열리는 최하위 함부르크 원정 경기에서 이기면 자체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2위와 3위 사이에 실리적인 차이는 없다. 대신 독일 서부의 최강 자리를 놓고 늘 으르렁거리는 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모처럼 더 낮은 순위로 밀어낼 수 있게 됐다. 시즌 초반에는 도르트문트가 선두를 달리기도 했지만, 최근 6경기에서 도르트문트가 3승 2무 1패에 그치며 승점 7점을 잃고 샬케보다 승점 4점 낮은 3위로 내려갔다.

샬케의 경기를 보면 상대가 약체라도 압도하는 경우가 좀처럼 없다. 수치로 나타나는 지표 역시 샬케가 그리 시원시원한 경기를 한 적 없다는 걸 잘 보여준다. 샬케는 현재까지 점유율이 분데스리가 18팀 중 8위에 불과하다. 패스 성공률 6위, 공중볼 획득 15위, 경기당 슈팅 11위 등 상위권인 기록이 없다.

팀이 만들어낸 득점 기회의 질과 실점 위기의 위험도를 수치로 환산한 xG 수치 역시 샬케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기대득점값을 나타내는 xG는 8위에 불과하다. 얼마나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겪었는지 보여주는 xGA는 5위다. 샬케는 공수 양면에서 최상급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위에 올라 있는 셈이다.

순위가 높은 첫 번째 비결은 좋은 수비력이다. 샬케는 30실점으로 바이에른에 이어 최저실점 2위다. 최다득점 6위(43득점)에 불과한 공격력을 수비력으로 상쇄하고 있다. 6연승 중 최근 5경기가 모두 무실점 경기였다. 그중 세 경기에서 단 1골을, 두 경기에서 단 2골을 넣는 데 그쳤지만 무실점을 바탕으로 승리했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는 바탕에는 도메니코 테데스코 감독의 좋은 전술이 있다. 호펜하임의 율리안 나겔스만과 함께 젊은 감독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성장해 온 막스 마이어를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로 옮기는 등 적절한 인재 배치와 경기 운영으로 샬케의 저력을 높였다. 샬케는 아슬아슬한 주도권 싸움에서 기어코 승리해 이득을 취할 줄 아는 팀이 됐다.

샬케엔 10골 이상 넣은 선수가 한 명도 없다. 공격수 부스그슈탈러도 아직 9골이다. 주전 공격수의 득점력 부족은 여러 선수들이 집단적으로 가담해 보완한다. 골 넣는 수비수 나우두, 공격적인 위백 다니엘 칼리쥐리가 각각 5골씩 기록했다. 스타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는 적은 출장 시간에도 불구하고 4골을 터뜨렸다. 겨울에 임대 영입한 마르코 피야차는 샬케로 온 뒤 두 번째 경기에서 골을 터뜨렸고, 현재까지 제한된 출장 시간 속에서 2골을 기록 중이다.

샬케의 연전연승을 뒷받침하는 마지막 요소는 운이다. 연승 행진에는 어느 정도 행운이 따랐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지난 24라운드 바이엘04레버쿠젠 원정에서 상대 미드필더 도미닉 코어가 경고 누적으로 일찌감치 퇴장당한 덕을 봤다. 27라운드에서 만난 볼프스부르크는 페널티킥을 놓치고 자책골을 넣으며 자멸했다. 가장 최근 경기인 프라이부르크전에서 상대 선수 뱅상 시에로의 슛은 골대에 맞았고, 닐스 페테르센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역시 샬케에게 승리를 바친 꼴이 됐다.

샬케는 함부르크전에 이어 오는 15일 도르트문트와 레비어 더비를 치른다. 샬케가 승리한다면 2위 경쟁에서 우위를 굳힐 수 있는 경기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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