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맨체스터시티는 2017/2018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단 4번 밖에 지지 않았다. 그 중 2번이 리버풀전 패배다. 리버풀은 빠른 압박으로 다시 한번 맨시티를 잡았다.

리버풀은 5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에서 맨시티를 3-0으로 완파했다. 전반 12분 모하메드 살라의 첫 골이 터진 이후 20분 안에 2골을 더 추가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현대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는 압박이다. 높은 위치에서 빠르게 시작되는 압박은 상대를 공격을 초반에 저지하고 채 정비되지 않은 수비를 흔드는데 효과적이다. 몇몇 감독들은 압박이 중요한 미식축구에서 전술 힌트를 얻기도 한다. 축구에서는 세컨드볼을 누가 잡느냐 역시 중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세컨드볼이 의미 있게 떨어지는 곳은 선수와 선수 사이 7m이내다. 7m 이내를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는가 역시 최근 중요한 평가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게겐프레싱’으로 대표되는 빠른 압박과 세컨드볼 획득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다. 공을 빼앗겼을 때 그 자리에서 곧바로 압박에 들어가 다시 소유권을 가져오는 게겐프레싱은 클롭의 축구를 상징하는 요소다. 클롭의 축구에서는 순간 속도가 빠른 선수들이 세컨드볼에서 우위를 점하기도 한다. 리버풀은 빠른 압박으로 맨시티를 잡아냈다.

리버풀은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초반부터 맨시티를 강하게 압박했다. 맨시티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적극적으로 달라붙었고, 패스 길목에 미리 자리를 잡고 공을 끊어냈다. 전반 12분에 나온 살라의 골을 빠른 압박에 이은 가로채기에서 시작됐다. 리버풀 수비진영에서 끊어낸 공은 단 3번의 패스로 순식간에 맨시티 페널티박스로 연결됐다. 살라의 패스를 받은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슈팅이 막힌 뒤 카일 워커가 공을 잡자 피르미누는 빠르게 접근해 공을 뺏어냈고, 살라에게 패스를 연결해 첫 득점이 나왔다.

두 번째 골 역시 위치만 달랐을 뿐 득점 과정에 압박과 가로채기가 있었다. 맨시티 진영에서 일어난 경합 상황 중 뱅상 콤파니가 태클로 공을 걷어내자 제임스 밀너가 세컨드볼을 잡아 중앙으로 연결했다. 중앙에서 기다리던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은 먼거리에서 강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마지막 득점 역시 리버풀의 빠른 역습 상황에서 살라의 크로스를 사디오 마네가 헤딩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클롭 감독이 들고 나온 전술이 효과를 거두며 리버풀이 전반에만 3골을 넣는 사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준비한 전술은 실패했다. 맨시티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는데, 선수 구성은 평소와 달랐다. 아이메릭 라포르트가 왼쪽 풀백으로 나섰고, 케빈 더브라위너가 3선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안이 오른쪽 미드필더 출격했다.

센터백인 라포르트를 왼쪽 측면에 배치한 건 스피드가 빠른 살라의 공격을 막아보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라르트가 살라의 스피드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살라는 라포르트를 앞에 두고 드리블 돌파 2회를 성공시켰고, 1골 1도움을 올렸다. 리버풀 왼쪽 미드필더 체임벌린도 드리블 돌파 4번을 성공했다. 더브라위너의 후방 배치는 맨시티 공격력을 약화시켰고, 중원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귄도안이 배치된 오른쪽도 공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리버풀이 전반에만 3골을 넣으며 크게 앞서갔다. 지난 1월 맨시티에게 리그 첫 패를 안겼던 경기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한가지 다른 점은 리버풀이 실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맨시티는 리버풀을 상대로 점유율도 높게 가져가고, 슈팅도 더 많이 시도했다. 르로이 자네를 앞세워 빠른 역습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리함은 떨어졌다. 맨시티는 슈팅 11개를 때렸지만 유효슈팅으로 연결된 건 단 하나도 없었다.

클롭 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상대 전적 우위를 유지했다. 6번째 승리를 따냈고, 그 중 3번이 리버풀 부임 이후다. 리버풀은 유럽대항전 홈 경기 상승세도 이어갔다. 2014년 레알마드리드에 0-3으로 패한 이후 15경기 연속 홈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경기 종료 후 클롭 감독은 “이제 반이 지났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3골차 대승을 거두며 리버풀이 4강 진출에 한 발 더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다. 리버풀과 맨시티는 오는 11일 장소를 맨체스터로 옮겨 8강 2차전을 치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