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한국과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만날 월드컵 상대국들도 3월에 친선전 2경기를 치렀다. 그들은 어떤 포메이션을 썼고, 어떤 결과를 냈으며, 어떤 논란에 시달렸고, 어떤 말을 했는지 알아본다.

현 세계 챔피언이자 러시아월드컵 우승 후보인 독일은 확실히 전력상 한국보다 위에 있는 팀이다. 그러나 아직 선수 구성도, 전술 콘셉트도 제대로 정해지지 않았다. 특히 2진급 멤버들을 내보냈을 때 경기력이 저하되는 현상이 있다. 한국이 잘 지켜봐야 할 약점이다.

 

#최정예 독일, ‘스페인 스타일’ 접목이 완성 단계로

- 경기결과 : vs 스페인, 1-1 무승부(`35 뮐러 / `6 호드리구 모레누)

- 포메이션 : (4-2-3-1) 테어슈테겐 - 헥토어, 훔멜스, 보아텡, 킴미히 - 크로스, 케디라(`21 귄도간) - 드락슬러(`68 자네), 외질, 뮐러(`81 고레츠카) - 베르너(`84 고메스)

- 경기내용 : 본선 소집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에서, 뢰브 감독은 실험을 끝내고 주전 멤버들의 옥석 가리기 작업을 했다. 그동안 독일은 월드컵 예선 등 공식전에서 최정예를 고르고, 평가전이나 컨페더레이션스컵 등 단기 대회를 통해 파격적인 전술과 신예 선수를 테스트하는 투트랙 전략을 써 왔다. 그러나 본선 소집 이전 마지막 평가전 기회를 맞은 뢰브 감독은 완전한 주전 멤버를 테스트한 것으로 보인다.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부상에서 복귀해 마르크안드레 테어슈테겐 대신 들어오면 그대로 베스트 일레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부터 서서히 짧은 패스와 기술 위주의 축구를 접목해 온 독일은 이번 평가전에서 그런 면모를 더욱 극대화했다. 스페인을 상대로 스페인식 축구를 통해 맞불을 놓았다. 비록 경기 후 더 주목받은 건 이스코를 비롯한 스페인 미드필더들의 화려한 패스 플레이였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독일이 동등했거나 오히려 조금 우세했다고도 볼 수 있다.

숙제는 남아 있다. 자미 케디라는 플레이 스타일 측면에서 토니 크로스의 가장 좋은 짝이지만 최근 컨디션이 영 좋지 않다. 왼쪽 윙어 주전에 도전하는 율리안 드락슬러, 르로이 자네 모두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다. 메수트 외질과 토마스 뮐러가 직접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헤집을 수 있는 선수들은 아니기 때문에 왼쪽 윙어 자리의 적임자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공격수 티모 베르너는 다른 포지션의 슈퍼스타들에 비해 조금 기량이 아쉽지만 그럭저럭 주전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 경기 후 인터뷰

“서로 공격하려고 했고, 서로 압박하려고 했다. 스페인이 우리 팀의 플레이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우린 위험부담을 감수했고 이 점은 긍정적인 결론으로 이어진다.”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

“독일은 신체적으로 강하고 빠른 팀이다. 우리 팀보다 공수 전환 상황에서 더 편안하게 경기했다. 달릴 수 있는 팀이고, 달릴 수 있을 때 더 강해지는 팀이다.” (훌렌 로페테기 스페인 감독)

 

#독일 2진, 명성만큼 강하진 않다

- 경기결과 : vs 독일, 0-1 패배(`37 제주스)

- 포메이션 : (4-2-3-1) 트랍 - 플라텐하르트, 뤼디거, 보아텡(`68 쥘레), 킴미히 - 크로스, 귄도간 - 자네(`61 슈틴들), 드락슬러, 고레츠카(`61 브란트) - 고메스(`62 바그너)

- 경기 내용 : 독일은 브라질에 밀리는 경기를 했고 결국 패배했다. 브라질은 네이마르가 없는 상황에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력했고, 윌리안과 가브리엘 제주스의 플레이를 통해 독일 골문을 여는데 성공했다. 반면 독일은 외질, 뮐러 등이 빠진 2진급 멤버들이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2진이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화려한 선수단이긴 하지만 경기력은 명성에 못미쳤다. 자네와 귄도간은 맨체스터시티의 잘 짜인 전술에 너무 익숙해진 탓인지, 전술이 다른 독일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독일은 이렇다 할 공격 기회 없이 경기를 보내다가 비교적 일찍 교체 카드를 여러 장 썼다.

- 경기 후 인터뷰 : “보셨다시피 선수를 많이 교체했다. 선수들이 오늘 경기에서 경험을 쌓았고 배운 게 있을 거다. 무엇보다, 실수가 또 나왔다. 선수들 모두 더 나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요아힘 뢰브 감독)

 

#독일 2진, 한국이 공략할 수 있는 약간의 틈은 어디에?

한국 대표팀으로선 브라질전에 나온 독일의 2진급 멤버에 더 관심이 갈 법했다. 한국과 독일은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맞붙는다. 앞선 두 경기를 통해 16강행을 확정한 독일이 한국을 상대로 2진급 멤버를 대거 내보낸다면 한국의 이변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여 줄 수 있다. 이날 나온 르로이 자네, 레온 고레츠카, 마리오 고메스, 일카이 귄도간 등이 2진급 멤버에 해당한다.

드리블이 좋은 윙어가 부족하다는 독일의 문제는 이 경기에서도 역시 드러났다. 자네가 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후보지만 경기력 난조를 겪고 있다. 미드필드에서는 토니 크로스를 공수 양면에서 보좌해줄 수 있는 특급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가 있으면 좋겠으나 애매한 스타일의 선수로만 채워져 있다. 크로스와 귄도간이 불협화음을 낸다면 공략할 틈이 생기기 마련이다.

다만 2진급 멤버가 부진했다고 해서 한국이 좋아하긴 이르다. 독일은 이 경기에 교체 투입된 율리안 브란트, 이번 소집에 뽑히지도 않은 마리오 괴체, 이만 유네스, 막시밀리안 필립, 세르주 나브리, 케빈 포어란트 등의 2선 공격진을 갖고 있어 어느 선수든 월드컵 직전에 컨디션이 살아난다면 무서운 공격 무기로서 러시아로 향할 수 있다. 특히 잔부상에 시달리는 마르코 로이스의 몸 상태가 관건이다.

 

#총평 : 독일 2진, 월드컵 때까지 조합 못 찾는다면?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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