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인천유나이티드의 출발이 좋다. 개막전 패배 이후 3경기 무패다. 수비에 치중하던 축구 대신 “도전적이고 앞에서 부딪혀주는 축구”로 결과를 만들고 있다.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4라운드를 가진 원정팀 인천은 FC서울과 1-1로 비겼다.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송시우의 극장골이 터진 덕분이었다. 인천은 원정에서 승점 1점을 얻어 단독 6위에 올랐고, 서울은 여전히 하위권인 10위에 머물러있다.

지난 달 10일, 전북현대전을 앞두고 만난 이기형 인천 감독은 “작년에는 기다렸다가 카운터 어택을 하는 축구를 했다. 올해는 도전적이고 앞에서 부딪혀주는 축구를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서울과 경기를 앞두고도 “도전적인 경기를 하려고 준비했다”라며 내려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리그 1강으로 평가 받는 전북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는 등 3골을 집어넣으며 승리했다. 서울원정에서는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승점을 따왔다. 1라운드에서 강원FC에 1-2로 패한 이후 3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고 있다.

인천의 초반 약진은 예상 밖이다. 인천은 ‘K리그의 생존왕’으로 불린다. 강등을 당하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남는다는 뜻이다. 매 시즌 막판에 힘을 내며 버티고 또 버텼다. 인천이 시즌 막판에 힘을 내야만 했던 건 초반 성적이 워낙 좋지 않았던 탓이다. 인천은 상위스플릿에서 시즌을 마쳤던 2013년을 제외하면 매번 초반 부진을 겪었다. 2014년에는 10라운드에 첫 승을 했고, 2016년에는 12경기만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에도 초반 8경기에서 3무 5패를 기록한 뒤에야 승리를 했다.

이기형 감독이 시즌을 시작하며 초점을 맞춘 부분은 초반 승점 관리다. 피 말리는 잔류싸움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는 “올해는 월드컵 때문에도 그렇고 3~5월에 경기가 많다. 초반에 승점을 못 따면 후반에 힘들어 진다”라고 말했다.

인천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포지션 곳곳의 안정감이 올라갔다. 이기형 감독은 “작년의 밸런스를 유지한 게 좋았다”라고 말했다. 하창래, 채프만, 김도혁 등이 이적과 군 입대 등으로 팀을 떠났지만 큰 틀에서는 바뀐 게 없다. 빈자리에는 보강도 있었다.

중원에서 힘이 붙은 게 인천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인천은 중원싸움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 팀이 됐다. 김도혁이 빠졌지만 고슬기와 아길라르가 들어오며 더 강해졌다. 한석종도 경험을 더하고 팀에 완벽히 적응했다. 이 감독은 “미드필드에 있는 선수들이 경험적으로 완숙돼 있고, 볼 간수와 간격 유지가 된다. 정적인 움직인 대신 항상 유기적인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한 것이 선수들과 잘 맞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베테랑 고슬기의 존재는 경험 있는 선수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인천에 안정감을 더하고 있고, 수비력은 약하지만 패스가 좋은 아길라르는 K리그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수비도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인천의 가장 큰 고민은 수비였다. 중앙 수비를 맡던 채프만과 하창래가 빠졌기 때문이다. 그 공백은 이윤표와 부노자가 메워주고 있다. 첫 3경기에서는 쉽게 크로스를 허용하고 간격 유지에 실패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A매치 휴식기를 통해 집중적으로 보완했다. 지난 시즌 팀 전술에 녹아 들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은 부노자도 이제 확실한 주전이 됐다. 이 감독은 “부노자가 몸싸움을 적극적으로 해준 게 좋았다”라고 평가했다.

전방의 결정력은 인천이 보완해야 할 숙제다. 무고사의 유무에 따라 결정력에 큰 차이를 보인다. 무고사는 개막전 포함 2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큰 기대를 받았다. 이후 사후징계로 2경기를 결정했고 인천은 골 결정력에 약점을 보였다. 서울전에서 때린 슈팅 11개 중 골로 연결된 건 송시우의 마지막 슈팅뿐이었다.

다행히 5라운드 전남드래곤즈 경기에는 무고사가 돌아온다. 무고사는 몬테네그로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득점을 올리고 돌아오는 등 컨디션이 좋다. 스트라이커가 돌아온 인천이 4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린다면 초반 K리그 판도는 더 흥미로워질 수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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