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송시우는 K리그 선수 중 가장 특이한, 혹은 가장 잘 어울리는 별명을 가진 선수다. 그의 별명은 ‘시우타임’, 경기 막판 골을 잘 넣어 생긴 별명이다. 송시우의 ‘인천유나이티드 구하기’는 2018시즌에도 계속 된다.

송시우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4라운드 FC서울과 인천의 경기에 후반 28분 교체투입 됐다. 송시우는 0-1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패색이 짙던 팀을 구하는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인천은 송시우의 득점으로 승점 1점을 따내며 3경기 무패행진을 달렸다.

축구 경기에서 후반에 투입되는 선수는 감독의 기대를 품고 들어간다. 경기 양상을 바꿔 줄 거라는 기대다. 송시우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선수다. 인천 팬들 역시 송시우가 투입되면 손목에 손가락을 가져가며 ‘시우타임’을 기원한다.

송시우는 경기 막판, 특히 추가시간에 강하다. 이날 서울을 상대로 넣은 골도, 프로 데뷔골도 경기 막판 극적인 상황에서 터졌다. 송시우는 2016년 4월 전북현대와 경기에서 데뷔골을 넣었다. 0-1로 뒤지던 후반 막판 터진 골이었다. 이후에도 수원삼성과 FC서울 등을 상대로 전광판 시계가 멈춘 뒤에 득점에 성공했다. 

프로에서 넣은 11골 모두 후반에 터졌다. 유독 교체 투입된 경기에서 강했다. 선발로 나서 골을 노리기도 했지만 교체 출전했을 때만큼의 파괴력은 없었다. 그럼에도 송시우는 선발출전을 강하게 원해왔다. 과거 김도훈 감독은 턱걸이 일정 개수를 넘기면 선발출전 기회를 주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송시우는 이제 선발 욕심을 내려놨다. 시즌 시작 전 이기형 감독은 찾아가 “작년보다 선발 욕심을 내려 놓겠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체력을 더 끌어올리면 선발 기회를 주겠다”라고 말했지만 송시우는 “후반에 들어가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답했다.

욕심을 버리며 부담도 함께 버렸다. 선수로써 선발에 욕심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선발로 나서며 교체 투입됐을 때보다 못한 활약을 보이는 것에 송시우는 부담을 느꼈다. 그는 “선발에 대한 욕심을 너무 가지다 보니 스스로 경기장 안에서 제한적으로 되는 것 같았다. 압박감도 느꼈다”라고 말했다.

책임감은 더 커졌다. 이번 시즌 팀의 에이스를 상징하는 7번을 달면서부터다. 송시우는 “7번은 팀에 꼭 필요한 선수들이 다는 번호다. 이 번호가 책임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송시우의 역할을 조커로 고정시킬 생각이 없다. 그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송시우에게 많은 기회를 주려고 생각했다. 선발과 조커, 두 가지 상황 모두 가능성을 열어놨다”라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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