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황선홍 감독이 원했던 빠르고 강한 축구는 FC서울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후반 막판 수비 집중력 저하로 첫 승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서울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의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4라운드 경기에서 1-1 비겼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구FC에서 이적한 에반드로가 마수걸이 골을 넣었지만 송시우가 후반 막판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빠르고 강한 축구’ 조금씩 나아지는 서울

이번 시즌 서울과 황선홍 감독은 팬들의 거센 불만에 직면해있다. 리빌딩을 이유로 데얀, 오스마르, 김치우 등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들을 이적시켰다. 황 감독은 새로 영입된 선수들을 중심으로 빠르고 강한 축구를 하겠다고 했지만 경기장에서 나온 플레이는 기대와 동떨어졌다.

경기 전 만난 황 감독은 2주간의 A매치 휴식기 동안 공격전술을 가다듬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비적인 부분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 공격전술에 변화를 주려고 신경을 썼다. 선수들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간격을 맞추느냐가 관건이지만 잘 해줄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황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많이 뛰며 미드필드에서 우세를 점하는 게 중요하다. 서울은 중앙 성향의 미드필더를 다수 배치하며 중원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경기 전 구단이 발표한 포메이션은 4-3-3이었지만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선 대형은 4-4-2에 가까웠다. 박희성과 안델손이 투톱을 이루고 고요한, 신진호, 김성준, 이상호가 뒤를 받쳤다.

인천은 이번 시즌 효과가 있는 4-3-3 포메이션으로 서울을 상대했다. 좌우 측면에 발이 빠른 문선민과 쿠비를 배치하고, 역삼각형 형태로 미드필더를 구성했다. “도전적인 경기를 하겠다”라고 말한 이기형 감독의 말처럼 인천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인천의 압박은 이전 경기들과 다르게 효과를 내지 못했다. 김성준과 신진호는 상대보다 먼저 좋은 위치를 선점하며 탈압박에 성공했고, 박희성과 안델손도 적극적으로 후방에 내려가 빌드업을 도왔다.

인천의 공격 작업을 책임지는 아길라르는 압박이 강하게 들어오자 3선으로 내려가 빌드업을 시도했다. 아길라르를 따라 서울 선수들이 올라가면서 측면에 공간이 생기기도 했다. 문선민은 측면에 생긴 공간을 빠른 스피드로 몇 차례 공략했고, 풀백들도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그러나 중앙으로 이어지는 패스의 질이 떨어지며 마무리에 성공하지 못했다. 오른쪽에서 활발한 공격을 보여주던 쿠비는 박동진의 거친 수비에 막히며 고전했다.

 

교체 선수들이 바꿔 놓은 경기 양상

전반을 0-0으로 마친 양팀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수를 교체했다. 서울은 박희성 대신 에반드로를 투입했고, 인천은 김혁중을 빼고 김보섭을 넣었다. 서울의 교체 효과가 더 컸다. 에반드로의 투입으로 서울의 공격에 속도가 붙었다. 에반드로가 들어가자 안델손도 전반보다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서울의 첫 골도 두 외국인 선수의 합작품이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은 안델손은 왼쪽 측면을 빠르게 질주하는 에반드로를 향해 패스했다. 거침없이 달려간 에반드로는 빠른 스피드로 수비 둘을 제치고 페널티박스 안까지 진입해 오른발 슈팅으로 시즌 첫 골을 완성했다. 특유의 덤블링 세리머니는 덤이었다.

인천도 교체를 통해 변화를 모색했다. 속도를 높이기 위한 변화였다. 후반 12분 최종환 대신 김진야를 투입했고, 후반 28분에는 지친 문선민 대신 송시우를 넣었다. 교체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았다. 신진호와 김성준은 중원에서 인천 선수들보다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고, 박동진과 신광훈의 측면 수비도 단단했다.

시간이 흐르며 서울 수비진의 집중력이 떨어졌고, 인천은 이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대기심이 후반 추가시간을 알리는 순간, 인천 수비진영에서 전방으로 공이 길게 넘어왔다. 황현수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은 뒤에 있던 송시우에게 이어졌고, 송시우는 곽태휘를 등진 상황에서 공을 안정적으로 잡아놓은 뒤 돌아서며 슈팅을 때렸다. 송시우의 발을 떠난 공은 골망을 흔들었고, 인천 선수들은 부둥켜안고 기쁨을 표출했다.

인천은 개막전 패배 이후 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이기형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기고자 노력한 선수들에게 고맙다”라고 말했다. 첫 승에 실패한 황선홍 감독은 “승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 홈 팬들에게 죄송하다”라며 미안함을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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