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바이에른뮌헨의 우승 확정이 걸린 ‘데어클라시커’는 준비할 시간이 길었던 보르시아도르트문트가 자존심을 챙길 기회이기도 하다.

4월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17/2018 독일분데스리가’ 28라운드가 열린다. 바이에른과 도르트문트의 신흥 라이벌전 ‘데어클라시커’다. 한때 선두에 있던 도르트문트가 추락한 뒤, 분데스리가 선두권은 언제나 그랬듯 바이에른의 독주 체제로 바뀌었다. 도르트문트는 바이에른과 승점 18점차(64점, 48점)가 나는 3위다. 그러나 바이에른과 가장 대등한 싸움을 할 수 있는 팀으로 도르트문트가 여전히 기대를 모으는 것 역시 사실이다.

두 팀의 위상이 벌어졌다는 건 최근 해산한 독일 대표팀 명단에서 드러났다. 바이에른은 언제나처럼 최다 인원인 6명이 소집됐다. 대표팀 23명 중 4분의 1이 넘었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마리오 괴체, 안드레 쉬얼레, 율리안 바이글 등 대표급 멤버들이 모두 빠지면서 한 명도 뽑히지 않았다. 그 자리는 바이엘04레버쿠젠, 파리생제르맹, 보루시아묀헨글라드바흐 등의 구단이 대표를 2명씩 배출하며 메웠다.

대표팀에서 대거 낙마한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이번 데어클라시커에서는 조금이나마 유리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준비할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 대표 선수들을 모두 감안해 봐도 바이에른 쪽이 훨씬 체력 소모가 심했고, 도르트문트전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유럽 현지에서 내놓은 이번 경기 예상 베스트 멤버들의 최근 A매치 2연전 출장시간을 모두 더하면 바이에른은 883분이나 된다. 도르트문트는 391분에 불과하다.

리그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도르트문트가 유리한 점이다. 도르트문트는 모든 컵 대회에서 탈락한 뒤 분데스리가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바이에른은 DFB포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모두 생존해 삼관왕을 노리는 팀이다. 도르트문트전 3일 뒤에는 UCL 8강 1차전인 세비야 원정 경기를 치른다. A매치의 피로와 세비야전을 모두 의식하다면 도르트문트전에서 완전한 주전 멤버를 내보내기 힘들다.

준비할 시간이 더 많았던 도르트문트가 맞춤 ‘필살 전술’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반적인 예상은 4-2-3-1이나 4-1-4-1 포메이션이고, 좀 더 모험적인 승부수를 던진다면 스리백이다. 도르트문트는 최근 공식전 7경기에서 2승 4무 1패에 그치는 등 성적이 좋지 않다. A매치 휴식기 동안 전술 완성도를 높여 바이에른을 놀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부상의 타격은 도르트문트가 더 크다. 확실하진 않지만 결장 가능성이 제기되는 선수로는 도르트문트의 마르코 로이스, 바이에른의 제롬 보아텡이 있다. 도르트문트는 외메르 토프락, 가가와 신지, 안드리 야르몰렌코 역시 결장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에른의 아르연 로벤은 부상 우려를 털고 프랑크 리베리와 좌우 측면을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

28라운드 결과에 따라 바이에른의 우승이 확정될 수도 있다. 바이에른은 2위 샬케04와 5경기 차이가 넘는 승점 17점 차를 벌려뒀다. 지난 27라운드에 바이에른이 승리했다면 조기 우승 타이기록이 될 수 있었지만 당시 RB라이프치히에 패배하며 우승 확정이 미뤄졌다. 28라운드에서 바이에른이 승리하고 2위 샬케04가 프라이부르크에 패배할 경우 곧바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우승 세리머니가 열리게 된다. 로번은 “우리 팬들은 홈에서 우승 행사를 치를 자격이 있다”며 이번 경기에서 시즌을 끝내버리겠다고 말했다.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패배할 경우 시상식의 들러리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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