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바이에른뮌헨을 막을 자가 없다. 대회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승리를 따내는 바이에른은 구단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인 14연승에 도달했다.

2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을 치른 바이에른은 베식타슈를 5-0으로 대파했다. 경기는 술술 풀렸다. 전반 16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베식타슈 수비수인 도마고이 비다의 퇴장을 이끌어냈다. 바이에른은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5골을 몰아쳤다.

바이에른은 이 승리로 각종 대회 통산 14연승에 도달했다. 1980년 세운 자체 최고 기록과 동률이다. 지난해 12월 2일 하노버96을 상대로 승리한 바이에른은 분데스리가에서 10연승, DFB포칼에서 2승, UCL에서 2승을 기록했다. 그동안 보루시아도르트문트(현재 분데스리가 2위), 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3위), 바이엘04레버쿠젠(4위)을 꺾었고 프랑스 최강자 파리생제르맹도 3-1로 가볍게 넘어섰다. 대진운 덕분이 아니라 실력으로 쟁취해 온 연승이다.

이 기록은 바이에른의 분데스리가 19연승과는 별도다. 바이에른은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하던 2013/2014시즌 리그 19연승으로 유럽 최고 연승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때는 자국 리그만 따진 연승 기록이었다. 그 사이사이에 UCL에서는 승리를 놓쳤다. 이미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치른 조별리그 6차전 맨체스터시티전에서 패배했고, 16강에서도 아스널과의 2차전에서 무승부에 그쳤기 때문이다. 리그 19연승 기간의 공식경기 성적은 27승 1무 1패였다. 11연승 뒤 1패, 다시 13연승 뒤 1무승부가 이어졌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가져온 상승세는 완벽에 가깝다. 하인케스 감독은 지난해 10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후임으로 중도 부임했다. 바이에른의 2012/2013시즌 3관왕을 이끌었던 하인케스 감독은 즉시 팀을 정비했다. 부임 이후 모든 대회에서 22승 1무 1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1월 보루시아묀헨글라드바흐 원정에서 1-2로 진 경기만 없었다면 부임 후 4개월간 무패라는 엄청난 기록을 추가할 뻔했다.

특히 올해 들어 공수 양면에서 완벽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바이에른은 올해 치른 8차례 공식 경기에서 모두 2골 이상 넣으며 안정적인 공격력을 유지했다. 상대에게 2골 이상 허용한 경기에서는 모두 4골 이상을 득점하며 확실하게 찍어 눌렀다. 바이에른의 올해 골득실은 8경기 29득점 7실점(경기당 3.6득점 0.9실점)이다.

팀의 상승세는 모든 멤버들의 고른 활약을 이끌어낸 하인케스 감독의 용병술에서 비롯됐다. 바이에른의 ‘승리 요정’ 토마스 뮐러가 부활했다. 뮐러는 하인케스 부임 이후 8골을 넣으며 지난 시즌의 부진에서 빠져나왔다. 바이에른은 뮐러가 최근 득점한 61경기에서 58승 3무로 무패 행진을 달렸다. 뮐러가 골을 넣으면 일단 지지 않으며, 이길 확률은 무려 95.08%에 달한다. 베식타슈전 첫 골을 뮐러가 넣은 순간 좋은 징크스가 발동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최근 팀의 주축으로 떠오른 윙어 킹슬레 코망도 더 가파른 상승기류를 타고 날아올랐다. 코망은 하인케스 감독 부임 이후 UCL 4경기 동안 2골을 넣고 도움도 2개 기록했다. 2014년 UCL에 데뷔한 뒤 14경기에서 2골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수치다. 주젭 과르디올라 감독 시절에도 코망은 준수한 측면 자원이었지만 최근 하인케스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기량이 만개했고, 연승의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최대한 많은 선수의 기량을 고루 끌어낸다는 것도 하인케스 감독의 장점이다. 바이에른은 지난 17일 열린 볼프스부르크전과 베식타슈전의 선발 라인업을 9명 바꿨다. 볼프스부르크를 상대로 득점했던 잔드로 바그너와 도움을 기록한 아르연 로번을 비롯해 프랑크 리벨, 코랑탱 톨리소, 조슈아 킴미히 등이 벤치로 물러났다.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뛴 선수는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와 센터백 하비 마르티네스뿐이었다. 2010년 이후 바이에른에서 9명 이상 선발 라인업을 바꾼 감독은 하인케스뿐이다. 하인케스는 이처럼 극단적인 멤버 교체를 5번 시도했고, 그때마다 모두 승리했다.

하인케스는 이번 연승 행진을 통해 개인 최다 연승 기록도 경신했다. 24일 홈에서 분데스리가 11위 헤르타BSC를 꺾으면 15연승으로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된다. 소방수인 줄 알고 선임했더니, 남들이 불을 끌 시간 동안 높은 금자탑을 건설해가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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