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세비야는 전반기의 부진을 딛고 부활 중인 팀이다. 그 중심에는 고향으로 돌아온 헤수스 나바스의 헌신, 파블로 사라비아의 성장이 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꺾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다.

22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을 통해 세비야와 맨유가 만난다. 두 팀의 역대 첫 경기다. 지난 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팀 맨유와 그 전 시즌 우승팀 세비야의 대결이기도 하다.

두 팀 모두 과도기다. 맨유는 당장 에이스로 활약해줘야 할 알렉시스 산체스를 겨울 이적 시장에서 영입했다. 산체스는 UCL 출장이 가능하다. 공을 오래 쥐어야 기량이 발휘되는 산체스가 폴 포그바와 역할을 잘 분배해야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의 역할이 크다. 맨유는 산체스가 선발로 뛴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세 경기에서 1승 2패에 그쳤다.

세비야는 실험을 마치고 새로운 조합으로 안정을 찾아가는 단계다. 세비야는 지난해 12월 말 에두아르도 베리초 전 감독과 결별하고 빈첸조 몬텔라 감독을 선임했다. 몬텔라 감독도 전반기 AC밀란에서 경질됐기 때문에 불안요소가 있는 선임이었지만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은 대체로 좋은 평가가 우세하다.

몬텔라 감독의 현재 성적은 8승 2무 3패다. 매우 좋다고는 보기 힘든 성적이다. 대신 컵대회에 강하다는 면모가 UCL에 대한 희망을 더 키운다. 몬텔라 감독은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에서 5승 1무를 거두며 세비야를 결승에 진출시켰다. 특히 8강에서 강호 아틀레티코마드리드를 2전 전승으로 잡아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세비야의 안정을 가져온 첫 번째 요인은 나바스의 측면 수비수 기용이다. 나바스는 맨체스터시티에서 4시즌 동안 뛴 뒤 고향팀 세비야로 돌아왔다. 시즌 초반에는 원래 포지션인 오른쪽 윙어로 뛰었으나 몬텔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포지션이 바뀌었다.

나바스가 라이트백으로 내려간 건 수비진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세비야는 센터백 포지션에서 문제를 겪고 있었다. 시몬 키예르는 연이은 부상 때문에 결장하는 날이 많았다. 원래 미드필더인 요하네스 가이스, 후보 센터백으로 활약해 온 다니엘 카리수 등 누구도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그동안 라이트백으로 뛰었던 멀티 플레이어 가브리엘 메르카도를 센터백으로 이동시켜 클레망 랑글레의 파트너로 세웠다. 나바스가 대신 오른쪽 수비를 맡았다.

나바스 대신 오른쪽 윙어를 맡는 사라비아는 맨유를 위협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다. 전임 베리초 감독 역시 사라비아를 “주변의 모든 선수들을 향상시키는 선수”라고 칭찬했지만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기 시작한 건 몬텔라 감독 부임 이후였다. 몬텔라 아래서 세비야는 13경기에서 20득점을 올렸고, 사라비아가 그중 절반인 10골(5골 5도움)에 직접 관여했다. 나바스가 오른쪽에서 오버래핑하고, 왼발잡이 사라비아가 안으로 파고드는 패턴이 생겼다.

사라비아와 함께 프랑코 바스케스도 주전으로 올라서 맹활약 중이다. 바스케스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주로 맡는다.

세비야는 공수 양면에서 한결 안정을 찾았고, 팀 스타일을 더 공격적으로 바꿔나가는 중이다. 팀 전력은 맨유가 한수 위지만 퍼즐 맞추기를 더 일찍 끝냈다는 점은 세비야가 우세하다. 나바스, 사라비아, 바스케스로 이어지는 라인이 그 핵심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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