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완주 기자= 조직력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홈에서 3연승을 노렸던 수원삼성이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가시마앤틀러스를 이기지 못했다.

수원은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H조 2차전에서 가시마에 1-2로 패했다. 수원은 수비 뒷공간을 노린 가시마 공격수들을 막지 못하고 2실점하며 무너졌다. 후반 막판 크리스토밤의 만회골을 나왔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늦은 시간이었다.

경기는 서정원 수원 감독의 예상대로 흘러갔다. 서 감독은 경기에 앞서 “미드필더 싸움이 승부의 키를 쥘 것”이라며 수비 뒷 공간을 노리고 들어가는 공격수를 향하는 패스를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원 수비는 중원에서 시작되는 패스도, 뒷 공간을 파고드는 공격수도 막지 못했다.

수원은 전반 이른 시간에 가시마에 실점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왼쪽 측면에서 스로인으로 시작된 가시마의 공격은 스즈키 유마와 엔도 야스시를 거쳐 카나자키 무에게 이어졌다. 수비수들의 시선이 스즈키에게 쏠린 사이 카나자키는 빈 공간으로 침투했고, 골대 반대편을 노린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한 골을 먼저 앞서간 가시마는 조직력을 앞세워 수원의 공격을 막아섰다. 최전방 공격수들은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하며 수원의 빌드업을 방해했고, 상황에 따라 하프라인 밑으로 내려오며 수비에 가담했다.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은 수원 선수가 공을 잡으며 사방에서 에워싸며 패스 길목을 차단했다. 가시마의 조직적인 압박에 수원은 공격 활로를 찾지 못했다. 전반 24분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으나 데얀의 슈팅이 권순태의 선방에 막히며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에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가시마는 추가골을 위해 전반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수원도 크리스토밤과 바그닝요의 개인 기술을 이용해 역습에 나섰으나 슈팅으로 마무리하지는 못했다.

수원은 후반 13분 수비 조직력이 다시 무너지며 추가골을 내줬다. 수비 숫자가 더 많은 상황에서 엔도의 드리블 돌파를 막지 못해 코너킥을 내줬고, 가시마는 세트피스 전술로 득점을 만들었다. 레오 실바가 짧게 내준 공을 엔도가 골문 앞으로 높이 올리자 수비 뒤로 돌아 들어온 스즈키의 헤딩 패스를 카나자키가 다시 마무리했다. 수비의 시선이 앞쪽에 쏠려 뒤로 돌아들어가는 공격수를 막지 못했다.

서 감독은 후반 중반 이후 김은선과 임상협을 투입하며 포메이션에 변화를 줬지만 활로를 찾지는 못했다. 후반 44분 공격에 가담한 크리스토밤이 가시마 수비 뒷 공간으로 들어가 왼발 슈팅을 때리며 만회골을 넣긴 했으나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

수원은 60%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공을 가지고 있는 시간은 많았지만 효율성 면에서는 가시마에 크게 뒤졌다. 고 오이와 가시마 감독도 “우리가 효과적인 경기를 했다. 점유율을 떨어졌어도 경기를 지배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서 감독은 수비 조직력에서 문제가 발생하며 패배한 것을 아쉬워했다. 그는 “수비 숫자가 더 많은 상황에서 실점이 이어졌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제 3자가 빠져나가는 것을 놓쳤다”라며 경기를 평가했다. “수원 감독을 맡고 일본 원정에서는 한번도 진 기억이 없다. 준비 단단히 하겠다”라며 가시마 원정에서 패배를 설욕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은 3월 1일 전남드래곤즈와 ‘2018 K리그1’ 개막전을 치른다. “오늘의 패배가 약이 될 것”이라고 말한 서 감독은 가시마전에서 나온 문제점을 보완해 개막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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