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제주유나이티드가 K리그1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시즌 개막전보다 시간이 갈수록 강해지는 팀을 구상하고 있다.

제주는 지난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진출과 준우승으로 K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과를 낸 구단 중 하나였지만 시즌 중 부침이 심했다. 작년 여름 마르셀로와 황일수가 이적했고, 겨울에는 안현범과 윤빛가람이 군복무를 위해 떠났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새 시즌 ACL 첫 경기에서 세레소오사카에 0-1로 패배하며 위기설이 돌았다. 21일 부리람유나이티드 원정에서 2-0으로 시즌 첫 승을 거둔 뒤 K리그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의 개막전은 3월 1일 FC서울을 상대로 홈에서 열린다.

제주가 ACL에서 불안한 경기를 한 첫 번째 원인은 센터백이 3명이나 이탈했기 때문이었다. 오반석이 스포츠 탈장 수술의 여파로, 알렉스는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각각 회복 중이다. 권한진은 지난 시즌 받은 징계가 남아 부리람전까지 전력에서 배제됐다.

조용형, 김원일과 함께 스리백을 이룬 선수는 정다훤이었다. 원래 공격적인 라이트백이지만 두 경기 모두 왼쪽에 치우친 중앙 수비수 역할을 맡아야 했다. 아산무궁화에서 중앙 수비를 소화한 경험은 있지만 본업이 아닌 만큼 위치선정 등 종종 애로사항을 겪었다. K리그에서는 권한진이 선발 출장할 전망이다.

공격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했던 외국인 공격진도 처음부터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세레소 전에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장했던 찌아고는 후반 7분에 부상을 입고 교체됐다. 무릎 인근 인대를 다쳤다. K리그1 개막전은 소화하기 힘들다. 부리람 전에서 벤치에 앉았던 호벨손은 지난 시즌 브라질 명문 인테르나시오날 소속이었는데, 작년 한 해 동안 1,235분 출장에 그쳤기 때문에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다. 동계훈련에서 좋은 감각을 보여줬던 찌아고의 부상이 더 아쉽다.

긍정적인 건 이창민이 첫 경기부터 소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1월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이창민은 1월 30일 자메이카와 평가전을 소화하던 중 왼쪽 갈비뼈 부상을 입었다. 당시 진단은 골절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실전을 소화하고 있다. 이창민은 부리람 전에서 특기인 중거리 슛으로 제주의 시즌 첫 골을 넣기도 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의 여파로 시즌이 예년보다 빨리 시작되면서 ACL 참가팀은 다들 완벽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실전에 돌입했다. 제주는 모든 연습경기를 대학팀과 치렀기 때문에 경기 감각이 부족한 상태였다. 세레소를 상대로 공격을 잘 풀지 못하고, 수비 실수로 한 골을 내줬던 것도 감각 문제와 관련이 있었다.

조 감독은 선수단 전체의 감각이 올라오고, 특히 호벨손이 한국 축구에 적응해나가면 “경기력이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주전급으로 활약한 류승우, 진성욱, 이은범 등 국내 공격수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마그노는 부리람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다만 공격 자원들이 다재다능한 대신 결정력에 확실한 강점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 제주의 약점이었다. 조 감독은 호벨손과 찌아고가 완전한 상태로 합류하면 결정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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