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샤흐타르도네츠크가 브라질 리그에서 테크니션을 영입했다면 늘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래에 스타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샤흐타르는 1995년 우크라이나 최고 부자로 잘 알려진 리나트 아흐메토프가 인수하며 급성장을 시작한 팀이다. 아흐메토프는 시스템캐피털 회장으로서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재벌)로 분류된다.

이때부터 샤흐타르가 쓴 이적 정책은 브라질 유망주를 적극 영입하는 것이었다. 웃돈을 주더라도 잠재성이 큰 선수를 많이 데려온 뒤 수년 뒤 몇 배로 비싸게 팔았다. 더 큰 구단으로 이적시키기 전까지 샤흐타르의 핵심 멤버로 잘 써먹었다. 이런 정책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1부 리그 우승 10회, UEFA컵(현 유로파리그) 우승 1회를 달성했다. 지난 2014년 도네츠크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내전의 여파로 흔들렸지만, 하르키우에 위치한 메탈리스트 스타디움을 대체 홈 구장으로 마련한 뒤 다시 브라질 선수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샤흐타르의 전현직 브라질 선수들을 정리했다.

 

▲ 페르난지뉴 : 2013년 맨체스터시티(약 532억 원)

샤흐타르를 거쳐 간 브라질 선수 중 가장 큰 성공작이라고 볼 수 있다. 샤흐타르는 2005년 당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유망주였던 페르난지뉴에게 780만 유로(약 104억 원)나 되는 거금을 투자했다. 페르난지뉴의 성장세는 기대 이상이었다. 8시즌 동안 샤흐타르 선수로 활약한 페르난지뉴는 맨시티로 이적하며 5배 넘는 몸값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맨시티가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축구를 한다는 찬사를 받는 가운데 페르난지뉴는 그 중심 역할을 한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활약할 전망이다.

 

▲ 윌리안 : 2013년 안지(약 466억 원), 현 첼시

윌리안은 샤흐타르의 브라질 유망주 정책을 가장 잘 보여주는 선수다. 브라질 명문 코린치안스에서 데뷔한지 고작 1년 반이 지난 2007년, 샤흐타르는 19세였던 윌리안을 과감하게 영입했다. 그로부터 6년 뒤 안지로 이적시키며 3배에 가까운 이적료 수입을 올렸다. 윌리안은 안지에서 반 시즌 뛴 뒤 첼시로 이적했고, 지금은 첼시의 로테이션 멤버로 훌륭한 활약을 하고 있다. 러시아월드컵 참가가 확실시된다.

 

▲ 더글라스 코스타 : 2015년 바이에른뮌헨(약 399억 원), 현 유벤투스

샤흐타르 출신 윙어들이 막상 빅클럽에서 큰 인기가 없었던 건 ‘수준 낮은 무대에서만 통하는 잔기술’이라는 인식 때문이기도 했다. 코스타는 유일하게 바로 빅클럽 이적을 달성한 윙어다. 막 전성기로 돌입하던 25세 나이에 바이에른으로 이적했고, 첫 경기부터 상대 팀의 측면 수비를 파괴하고 다녔다. ‘리베리-로번’의 후계자로 자리잡는 듯 보였던 코스타는 이후 전술 변화 와중에 팀내 입지가 흔들렸고, 지금은 유벤투스에서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 중이다.

 

▲ 알렉스 테세이라 : 2016년 장쑤쑤닝(약 666억 원)

코스타와 테세이라, 여기에 루이스 아드리아누와 페르난두(약 106억 원에 삼프도리아 이적)까지 동시에 이적한 2015/2016시즌은 샤흐타르가 선수 이적료를 가장 많이 번 해다. 테세이라가 그해 1월 장쑤로 가면서 남긴 5,000만 유로는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 수입이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전북현대를 상대로 보여준 충격적인 개인 기량으로 한국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전히 장쑤 소속이다.

 

▲ 루이스 아드리아누 : 2015년 AC밀란(약 106억 원), 현 스파르타크모스크바

이적 당시 기대를 모았으나 실패만 맛본 선수는 아드리아누가 대표적이다. 2013/2014시즌 우크라이나 리그 20골, 2014/2015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9골을 몰아치며 유명해진 아드리아누는 명문 밀란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첫 시즌 리그 4골에 그치는 충격적인 부진을 겪었다. 1년 반 뒤 스파르타크로 이적했고, 이번 시즌 현재까지 17경기 7골로 그럭저럭 부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빅 클럽 진출 가능성이 남은 선수는?

현재 샤흐타르 1군의 브라질 국적 선수는 7명이다. 우크라이나 대표로 귀화한 브라질계 윙어 마를로스까지 포함하면 8명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시즌 공격의 핵심은 득점과 도움을 자유자재로 올리는 마를로스다. 한때 164cm에 불과한 초단신 윙어로 인기를 끌었던 브라질 대표 베르나르두, 공격형 미드필더 타이송도 핵심 멤버다.

중앙 미드필더 프레드는 페르난지뉴의 뒤를 이어 맨시티로 이적할 것이 유력하다. 올여름 맨시티 이적이 이미 합의된 상태며 이적료는 5,000만 유로(약 666억 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프레드는 174cm에 불과한 신장이 다소 약점이지만 공수 양면에서 고른 기량을 지닌 미드필더로 평가된다. AS로마를 상대로 왼발 프리킥 득점을 터뜨렸다.

미드필더 알란 파트리크와 브루누 페레이라, 수비수 이스마일리로 브라질 국적 선수들이다. 마르시우 아제베두는 그리스 구단 PAOK로 임대된 상태다.

과거 멤버 중 자드손은 빅클럽으로 이적하지는 못했지만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샤흐타르에서 활약하며 ‘브라질인 성공시대’의 초기 멤버로 남았다. 이후 자국 리그로 돌아가 상파울루, 코린치안스 등 명문 구단에서 활약했다. 중국의 톈진췐젠에서도 2016년 1년간 뛰었다.

 

▲ 아제르바이잔 역대 최고 스타, 미키타리안도 샤흐타르 출신

샤흐타르가 배출했지만 브라질 출신이 아닌 스타 선수는 아르메니아 대표 헨리크 미키타리안(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 대표적이다. 샤흐타르는 우크라이나 구단 메탈루흐도네츠크에서 막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미키타리안을 재빨리 영입했고, 2012/2013시즌 리그 25골을 넣는 특급 공격자원으로 성장시켰다. 미키타리안은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 한 번 더 성장한 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아스널을 거쳐 활약 중이다.

2009년에는 우크라이나 대표 센터백 드미트로 치그린스키가 큰 기대를 받으며 바르셀로나로 이적했지만 폭삭 망해버린 사례도 있다. 수비수치고 롱 패스 능력이 좋은 치그린스키는 당시 바르셀로나의 차세대 리베로가 될 거란 기대를 받았으나 경기력은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샤흐타르만 이득을 본 거래였다. 샤흐타르는 치그린스키를 2,500만 유로(약 332억 원)에 팔았고, 1년 뒤 1,500만 유로(약 196억 원)에 되사며 1,000만 유로(약 136억 원)에 가까운 차익을 남겼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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