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전북현대는 출발 신호가 들리자마자 스퍼트에 들어갔다. 숨고르기는 없었다. 다양한 선수 조합을 시험하기 위해 처음부터 전력으로 달려나가는 전략을 택했다.

20일 홍콩 스타디움에서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E조 2차전을 치른 전북은 킷치FC를 6-0으로 대파했다. 가시와레이솔에 이어 킷치까지 꺾은 전북은 현재까지 2전 전승으로 조 선두에 올라 있다.

전북은 일주일 전인 13일 치른 가시와전과 선수 구성을 큰 폭으로 바꿨다. 가시와전 당시 공격수 김신욱을 지원한 선수들은 로페즈, 이재성, 이승기였다. 킷치를 상대할 때는 티아고, 아드리아노, 이승기로 2선 구성이 바뀌었다. 오른쪽 수비수도 전북의 ‘충신’ 최철순 대신 부상에서 회복한 이용이 선발 출장했고, 골키퍼는 홍정남에서 송범근으로 바뀌었다. 홍정호의 파트너 센터백은 김민재가 아니라 이재성(수비수)이었다.

새로 투입된 선수들 중 특히 아드리아노가 전북 데뷔전을 치르며 관심을 모았다. 아드리아노는 전반 6분에 페널티킥으로 첫 골을 넣은 뒤 전반 14분, 전반 추가시간까지 연속 득점을 올려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최강희 감독이 그토록 원했던 선수다운 화려한 데뷔전이었다. 김신욱과 아드리아노의 ‘빅 앤드 스몰’ 조합이 기분 좋게 첫 발을 뗐다.

티아고도 전북 데뷔골을 넣었고, 레프트백 김진수는 두 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이동국도 쐐기골을 책임졌다. 큰 의미는 없지만 전북은 현재 ACL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팀이다.

전북의 압도적인 전력 앞에 디에고 포를란은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없었다. 프리킥을 유효슈팅으로 기록하긴 했지만 송범근이 깔끔하게 품에 안으며 막아냈다. 포를란의 패스도 전북 수비수들의 한 발 빠른 수비에 번번이 막혔다. 포를란이 왼쪽 측면으로 가서 공격을 풀어보려고 하면, 전북 라이트백 이용이 기다리고 있다가 여러 번 저지했다.

팀의 전반적인 컨디션이 상승했기 때문에 다가오는 K리그 개막을 준비하는 차원에서도 소득이 있었다. 전북은 1월 국가대표팀 소집에 7명이나 내줬다. ‘2018 러시아월드컵’ 때문에 안 그래도 동계훈련이 짧아진 가운데, 훈련 기간 대부분을 대표팀에서 보낸 선수들은 컨디션을 체계적으로 올릴 수 없었다.

가시와전에서 대표 선수를 대거 투입한 신 감독은 실전을 통해 경기 체력의 향상을 노렸다. 이날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건 선수들의 몸 상태에 따른 부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 감독은 킷치를 상대로 이재성(미드필더), 김민재, 최철순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며 일부 휴식을 줬다. A매치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3월 1일 열리는 울산현대와의 K리그 개막전을 준비하려는 최 감독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전북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작고 빠른 공격수 한 명, 킥이 좋은 공격자원 한 명을 필수적으로 보강한다는 목표 아래 선수를 물색했다. 두 역할에 딱 맞는 아드리아노와 티아고가 최우선 목표였다. 두 선수를 모두 데려왔다. 해외 진출이 유력해 보였던 손준호 역시 우여곡절 끝에 전북에 합류했다. 잡고 싶은 선수를 모두 잡아 온 최 감독의 스쿼드는 어느 때보다 만족스럽다. 전북의 ACL 두 경기는 선수단의 양과 질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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