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김완주 기자= “언니, 저도 사인해주세요”, “사진 한 장만 찍어주시면 안돼요?”

20일 경기도 파주시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는 어린 소녀들의 목소리가 가득했다. 전국에서 초청된 여자 초등학교 축구선수들이 파주NFC에 초청돼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을 만났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축구의 날’과 ‘세계여성의 날’로 지정된 3월 8일을 기념해 여자 초등학교 축구선수들과 대표 선수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대표팀이 22일부터 3월 9일까지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알가르베컵에 참가하기 때문에 행사를 출국 전으로 당겼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10개 학교 32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전국 17개 여자 초등학교 축구팀에 초청장을 보냈으나 모든 팀이 참가하지는 못했다. 여자 초등학교 선수들뿐 아니라 지도자와 학부모들도 함께 했다.

낮 12시에 파주NFC로 모인 초등선수들은 센터 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본관 로비에서 대표선수들을 기다렸다. 파주NFC에 입소하는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서다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는 이민아(고베아이낙)였다. 이민아가 본관으로 들어서자 초등선수들은 이민아 앞에 길게 줄지어 서서 이곳 저곳에 사인을 받았다. 기념 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민아는 “어린 학생들이 반겨줄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나이 차이도 많이 나는데 다들 알아봐줘서 기쁘고 신기하다”라며 “고맙기도 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낀다”라고 말했다.

다른 선수를 애타게 기다린 초등선수도 있었다. 정지원(인천 가림초6) 양은 본관 로비를 돌아다니며 장슬기와 한채린(이상 인천현대제철)을 찾았다. 초등학교 선배이기 때문이다. “오기 전부터 장슬기, 한채린 언니를 꼭 보고 싶었다”라고 말하던 정지원 양은 한채린을 발견하고 수줍게 다가가 기념 티셔츠와 자신의 사진이 나온 축구잡지에 사인을 받았다. 정지원 양은 “언니들이 축구 열심히 하라고 이야기해주니 너무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다”라며 “언니들처럼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뜻밖의 환대를 받은 사람도 있었다. 주인공은 골키퍼 강가애(구미스포츠토토)의 쌍둥이 동생 강나루다. 강나루는 언니와 함께 축구를 하다가 2012년 무릎 부상을 당해 은퇴했다. 초등선수들은 언니 짐을 챙겨 함께 로비로 들어온 강나루에게 달려가 사인을 요청했다. 강나루는 “너희 나한테는 사인을 왜 받는 거니?”라고 물으면서도 웃으며 사인과 사진 촬영 요청에 모두 응해줬다.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본 강가애는 “너는 사인을 왜 해주고 있는 거야”라고 말하며 웃었다.

파주NFC를 견학하고 강당에 모인 초등선수들은 대표팀 선수들에게 윤덕여 여자축구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은 환영과 격려의 인사를 건네며 선물을 전달했다. 윤 감독은 “오늘 참가한 모든 초등선수들이 열심히 축구를 해서 이곳에서 국가대표로 다시 만나길 바란다”라고 말했고, 대표팀 주장 김혜리(인천현대제철)는 “환호를 받으며 파주NFC에 입소해서 더 책임감을 느낀다. 대표 선수들도 열심히 할 테니 초등선수들도 꿈을 가지고 열심히 운동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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