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윌리안의 오른발은 바르셀로나를 거의 꺾을 뻔했다. 골대에 맞은 슛 두 개 중 하나만 10cm 정도 안쪽으로 향했다면 첼시는 더 수월하게 경기했을 것이다.

2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을 가진 첼시가 바르셀로나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첼시는 홈이지만 노골적인 수비 전략으로 나왔다. 원래 쓰던 3-4-3 포메이션을 유지하고, 최근 여러 차례 실험한 에덴 아자르의 최전방 배치 전술을 들고 나왔다. 아자르가 윙어 자리를 떠나 최전방으로 가면서 2선에는 왼쪽에 페드로 로드리게스, 오른쪽에 윌리안이 배치됐다.

풀타임을 소화한 윌리안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첼시는 자기 진영에 웅크리고 있다가 속공으로 이득을 취하려 했다. 그럴 때 윌리안이 꼭 필요했다.

전반 33분, 윌리안이 중거리슛 가능한 위치에서 공을 잡고 횡이동으로 득점할 타이밍을 만든 뒤 슛을 날렸다. 멋지게 골문 구석으로 날아간 공은 골대에 맞고 튕겨 나왔다. 전반 41분에는 페널티 지역 바로 바깥에서 패스를 잡은 뒤 바르셀로나 수비가 달려들기 전에 타이밍 빠른 오른발 슛을 날렸다. 이번에도 골대에 맞는 슛이었다.

후반 17분 윌리안의 득점은 보는 모든 이의 허를 찌르는 명장면이었다. 코너킥을 땅볼 패스로 이어받은 윌리안은 멈칫 하며 타이밍을 잰 뒤 오른발 쪽으로 공을 치고 나가 슈팅 타이밍을 만들어냈다. 이때 윌리안 앞의 슛 코스는 막혀 있었다. 골대가 보이지 않을 때 윌리안의 해결책은 회전을 거는 것이었다. 땅볼 중거리슛이 지면을 스치며 살짝 휘어 골대를 찾아갔다. 마구에 가까운 슛이었다.

윌리안은 그 외에도 경기 내내 첼시 공격의 핵심 역할을 했다. 윌리안은 전반 3분,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드리블 돌파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폭발적인 드리블을 통해 이반 라키티치의 무리한 태클과 경고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윌리안의 세부 기록도 에이스에 가까웠다. 윌리안은 두 팀 합쳐 가장 많은 4차례 슛을 날렸고 그중 한 골과 두 차례 골대 강타를 기록했다. 동료의 슛을 이끌어낸 패스도 4회로 두 팀 선수 중 가장 많았다. 이날 첼시는 슈팅 횟수에서 11 대 7로 앞섰다. 첼시의 슛 중 8개가 윌리안의 발에서 비롯됐다. 윌리안은 드리블 횟수에서 부려 6회를 기록해 이 점 역시 두 팀 합쳐 가장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비록 첼시는 후반 30분 리오넬 메시에게 생애 첫 첼시전 골을 내주며 무승부에 그쳤지만 윌리안의 활약상은 별도로 거론해야 할 자격이 충분했다. 두 팀의 2차전은 3월 15일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인 캄노우에서 열린다. 이날도 윌리안이 최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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