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터키 안탈리아로 전지훈련을 떠난 한국 남자 축구국가대표팀이 첫 친선전을 마쳤다. 대표팀은 첫 경기를 통해 앞으로 남은 훈련 기간 풀어야 할 숙제를 확인했다.

한국은 27일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치른 친선전에서 몰도바에 1-0으로 승리했다. 대표팀에 새로 들어온 선수들도 많고, 훈련기간이 짧았던 탓에 만족할 만한 경기를 하고 얻은 승리는 아니었다. 앞으로 한국은 두 차례 친선전을 더 치른다. 한국은 몰도바전을 통해 일주일 가량 남은 전훈 기간 동안 보완해야 할 점을 확인했다.

 

주축 모인 수비진, 조직력 다지는 게 최우선

신태용 감독은 지난 23일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인천공항에서 취재인을 만나 “수비 조합은 완벽하게 100%는 아니지만 70~80%는 갖춰졌다”라고 말했다. 공격수와 미드필더의 경우 유럽에서 뛰고 있는 주축 선수들을 소집하지 못했지만, 수비는 주축 대부분이 이번 전훈에 합류했다. 장현수, 윤영선, 정승현은 지난해 말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우승 멤버이고, 김영권도 대표팀에 꾸준히 소집됐던 선수다. 김민재도 신 감독의 믿음을 받고 있다. 소속팀 경기일정으로 합류하진 못한 권경원(텐진췐젠)을 제외하면 주축이 모두 모였다.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한 공격과 미드필더진과 달리 주축들이 모인 수비는 실험보다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것에 이번 전훈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신 감독은 전반과 후반 중앙 수비 조합을 바꾸며 실험을 했다. 전반에는 왼발잡이 김영권이 왼쪽 센터백으로 김민재와 호흡을 맞췄고, 후반에는 장현수가 들어오면서 김민재가 왼쪽으로 이동했다.

몰도바의 공격이 약했던 탓에 수비 조직을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전반 중반 중앙 수비수 둘은 실수를 범하며 상대에게 슈팅을 허용할 뻔했다. 김영권은 걷어내기를, 김민재는 컨트롤을 실수했다. 후반 막판 상대 역습 상황에서는 반대편에서 돌아 들어오는 선수를 놓치며 슈팅을 내주는 장면도 있었다. 수비는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남은 기간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안정감을 갖춰야 한다.

 

시도 대비 낮은 성공률, 세트피스 확인

한국이 몰도바전에서 유일하게 기록한 골은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다. 홍철은 코너킥을 차기 전 1번이라고 외쳤고, 김승대가 앞으로 나오며 수비를 끌고 나오자 그 빈자리를 김신욱이 찾아들어가 헤딩 골을 마무리했다. 세트피스는 득점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공격방법이다. 신 감독도 부임 초기부터 세트피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훈련을 많이 한 것에 비해 성과가 좋지는 않았다. 신 감독 부임 이후 E-1 챔피언십 일본전에서 정우영과 염기훈이 프리킥으로 득점하긴 했지만 약속된 플레이보다는 개인 능력에 의한 득점이었다. 몰도바전에서도 한국은 많은 코너킥과 프리킥을 얻었다. 유효 슈팅으로 마무리된 것은 후반 9분 김민재의 헤딩과 김신욱의 득점 상황 뿐이었다.

월드컵에서 한국이 상대할 팀들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보다 앞서는 팀들이다. 특히 스웨덴과 독일은 조직력이 좋은 팀이다. 수비 조직이 단단한 팀을 상대로 가장 효율적으로 득점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세트피스다. 이번 전훈은 월드컵 최종 명단이 발표되기 전 가장 오래 훈련을 할 수 잇는 기간이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약속된 세트피스 전술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재성-창훈 없는 측면 대안 찾기

한국은 몰도바전에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한국은 지난 11월 국내에서 치른 친선전에서부터 4-4-2 포메이션을 쓰고 있다. 이 전술에서는 측면 미드필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측면과 중앙을 넘나드는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흔드는 게 전략이다. 신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하는 이재성과 권창훈을 배치하며 효과를 봤다.

몰도바전 측면 미드필더로는 이승기와 고요한이 선발로 나왔다. 두 선수는 활발하게 움직이긴 했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다. 신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재성을 오른쪽에 투입했고, 최전방 공격수로 뛰던 김승대를 왼쪽으로 내렸다. 이재성 투입 후 살아난 오른쪽 공격에 비해 왼쪽은 잠잠했다. 후반 27분 김승대 대신 이창민이 왼쪽에 투입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전훈의 목표는 월드컵에서 가동할 플랜B,C를 찾는 것이라고 신 감독은 여러 번 말했다. 한국이 월드컵에서도 4-4-2를 기본 포메이션으로 사용할 계획이라면 권창훈과 이재성이 없을 때 측면에서 힘을 더해줄 대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몰도바전에서는 선수들이 함께 훈련한지 며칠 되지 않아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남은 두 경기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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