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권창훈은 2017/2018시즌 전반기 디종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후반기가 시작되고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최근 교체로 투입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2016/2017시즌 간신히 강등을 피한 디종은 2017/2018 프랑스 리그앙’ 전반기를 10위로 마무리했다. 기대보다 높은 순위였다. 그 중심에는 권창훈의 활약이 있었다. 권창훈은 리그에서 팀내 가장 많은 5골 2도움을 기록했고, 리그 19경기 중 15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는 한 경기 선발 출전에 그치고 있다.

권창훈의 몸 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디종의 올리비에 달롤리오 감독은 후반기 들어 전술에 변화를 줬다. 전반기 5골을 넣은 권창훈과 웨슬리 사이드, 4골을 넣은 벵자망 자노 대신 다른 선수들을 기용하고 있다.

디종은 최근 전방에 키가 큰 훌리오 타바레스를 타깃맨으로 기용하고 있다. 왼쪽에는 부상을 털고 전반기 막판부터 복귀한 나임 슬리티가 나오고, 왼쪽에서 뛰던 프레데릭 삼마리타노가 권창훈이 뛰던 오른쪽에서 뛰고 있다. 윙어가 안으로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며 공격을 전개했던 것이 디종의 전반기 공격 전술이었다면 후반기에는 측면을 넓게 쓰며 공격을 펼치고 있다. 슬리티는 권창훈과 비교해 크로스 시도가 더 많은 스타일이고, 삼마리타노는 패스가 정확하다. 풀백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다.

권창훈은 후반기 첫 경기였던 스트라스부르와 컵대회에는 선발 출전해 88분을 뛰었다. 그러나 이어진 FC메츠와 경기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돼 22분을 뛴 게 전부였다. 올 시즌 리그앙은 중위권과 하위권의 승점 차가 크지 않다. 한 두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하위 메츠와 경기는 디종이 꼭 승리를 챙겨야 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달롤리오 감독도 메츠와 경기가 끝난 후 “메츠전은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메츠가 다음에 만나는 파리생제르맹(PSG)보다 더 수월한 상대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PSG와 경기에서는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권창훈을 비롯해 전반기 디종 공격을 이끌었던 주전들이 공격진에 나서 90분을 모두 뛰었지만 결과는 0-8 참패였다. 디종이 기록한 유효슈팅은 수비형 미드필더 메디 아베이드가 때린 슈팅 하나뿐이었다. 권창훈은 장기인 드리블도 보여주지 못했고, 패스 성공률도 70.6%로 저조했다.

PSG전 이후 치러진 두 경기에서 달롤리오 감독은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공격 세 자리는 타바레스, 슬리티, 삼마리타노가 맡았다. 세 선수 모두 전반기에 출전 기회가 많지 않던 선수들이다. 디종은 이 조합으로 스트라스부르에 아쉽게 패하고, 스타드렌에 2-1로 승리했다. 전반기 디종의 에이스였던 권창훈과 사이드는 후반 교체로 투입됐다.

후반기 권창훈이 선발로 출전하지 않은 경기에서 디종은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중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들과 대결이었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디종 팬들도 전반기 팀 내 최고의 활약을 펼친 권창훈과 사이드를 선발로 출전시키지 않는 것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디종은 24라운드에서 하위권 트루아를 만나고, 상위권 OGC니스와 AS모나코를 연달아 만난다. 향후 일정에서 디종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면 달롤리오 감독도 전반기에 좋았던 선수들을 다시 기용할 수 밖에 없다. 권창훈은 이때 기회를 잡아야 한다. 리그 초반 보여준 드리블 능력과 슈팅으로 연결되는 결정적인 패스를 다시 보여줘야 한다.

사진= 디종 공식 홈페이지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