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도 동계훈련을 통해 준비한다. 동계훈련 무용론이 제기되고 실제로 월드컵 본선에 갈 선수는 몇 명 안 된다지만, 훈련은 매 대회마다 계속되고 있다. 지난 세 차례 동계훈련 사례를 통해 이번 훈련은 얼마나 의미 있는 시간으로 남을지 짐작해볼 기회를 마련했다.

 

2010년 1, 2월 동계훈련 참가 명단(35명)

골키퍼 : 권순태, 김영광, 이운재, 정성룡

수비수 : 강민수, 곽태휘, 김근환, 김형일, 오범석, 이규로, 이재성, 이정수, 조용형, 최철순, 최효진

미드필더 : 구자철, 김남일, 김동찬, 김두현, 김보경, 김재성, 김정우, 김치우, 박주호, 박희도, 백승민, 신형민, 이승렬, 이승현

공격수 : 김신욱, 노병준, 염기훈, 이근호, 이동국, 하태균

 

허정무 감독이 꾸린 ‘신구조화’ 대규모 선수단

2008년부터 대표팀을 이끌었던 허정무 감독은 부임 첫 경기였던 칠레와 경기에서 0-1로 패한 이후 1년 10개월동안 무패행진을 달렸다.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홈에서 세르비아와 치른 친선전에서 0-1로 패하긴 했지만 대표팀에 대한 기대는 높았다.

당시 한국은 ‘양박쌍용’으로 불린 유럽파 박지성,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이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최전방 공격수 백업 자원과 수비라인은 확실한 주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허정무 감독은 K리그와 J리그에서 뛰는 신예들과 베테랑을 골고루 소집하며 남아공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이동국, 노병준은 K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전지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고참급 공격수였다. 미드필더에는 김남일이, 수비수와 골키퍼에는 최진철, 이운재가 포함됐다. A대표 경력이 없는 선수도 15명이나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됐다. 하태균, 김신욱, 이승렬, 김재성, 신형민, 박주호, 최철순, 권순태 등이 처음 발탁된 신예들이었다. 당시 홍익대에 재학 중이던 김보경은 유일한 대학생으로 남아공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불안했던 출발, 새 얼굴 발굴은 성공적

당시 한국은 남아공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스페인 말라가로 넘어가 2차 전지훈련을 가졌다. 남아공에서는 현지 기후와 고지대 적응 훈련을 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스페인에서는 훈련 강도를 높이고 유럽 팀을 상대로 친선전을 치렀다.

남아공 전훈의 출발은 불안했다. 잠비아와 치른 첫 경기에서 아프리카 특유의 빠른 축구에 고전하며 2-4로 패했다. 남아공 프로팀 플래티넘스타즈(0-0)와 베이유나이티드(3-1)를 상대로 1승 1무를 거두긴 했지만 기대했던 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특히 새로운 공인구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가볍고 탄성이 강한 자블라니로 훈련을 진행했지만 패스를 하거나 공이 낙하하는 지점을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훈련 3주차에 스페인으로 건너가 치른 두 차례 친선전은 연승으로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핀란드와 라트비아를 상대로 각각 2-0, 1-0으로 승리했고, 자블라니에도 선수들이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젊은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며 충분히 실험을 한 것은 전훈의 성과 중 하나였다. 김보경, 구자철, 김재성 등이 가능성을 보였다.

 

절반 이하 15명만 본선행, 김정우는 ‘핵심’으로 부상

전훈을 떠난 35명의 선수들 중 월드컵까지 살아남은 선수는 15명뿐이다. 유럽에서 뛰는 박지성, 이영표, 이청용, 기성용, 박주영, 차두리, 김동진에 중국에서 뛰고 있던 베테랑 안정환이 합류하면서 K리그 선수 다수가 탈락했다.

끝까지 살아남은 15명 중에도 월드컵 본선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는 4명뿐이다. 정성룡, 조용형, 이정수, 염기훈, 김정우는 한국이 치른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특히 김정우는 전훈 이후 대표팀 핵심 선수로 부상하며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까지 4경기 모두 풀타임으로 활약했다. 기성용과 중원에서 짝을 이뤄 좋은 활약을 펼쳤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이 끝나고 발행한 기술보고서에서 김정우를 한국의 키 플레이어로 뽑았다.

전훈 전까지 A대표 경력이 없던 김보경, 이승렬, 김재성도 가능성을 보여주며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김보경은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김재성은 선발로 1경기, 교체로 2경기를 출전했다. 이승렬도 그리스와 치른 1차전에 박주영 대신 교체 투입되며 본선 무대를 밝았다.

글= 김완주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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