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도 동계훈련을 통해 준비한다. 동계훈련 무용론이 제기되고 실제로 월드컵 본선에 갈 선수는 몇 명 안 된다지만, 훈련은 매 대회마다 계속되고 있다. 지난 세 차례 동계훈련 사례를 통해 이번 훈련은 얼마나 의미 있는 시간으로 남을지 짐작해볼 기회를 마련했다.

 

2014년 1월 동계훈련 참가 명단(총 24명)

골키퍼: 정성룡, 김승규, 이범영 
수비수: 김기희, 김진수, 김대호, 김주영, 이지남, 강민수, 이용
미드필더: 이승기, 이명주, 김태환, 이호, 박종우, 김민우, 염기훈, 하대성(부상으로 미국 불참, 고요한, 송진형, 황석호(부상으로 불참), 박진포(대체 선발)
공격수: 김신욱, 이근호

 

홍명보, “대표팀 문은 열려 있다” 선언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이 끝난 후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시간적인 여유를 갖지 못했다. 빠르게 선수를 파악해 최대한 빨리 완벽한 전력을 꾸려야 했다. 브라질과 미국으로 이어지는 전지훈련을 앞두고도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불렀다. 그는 전지훈련에 참가할 명단을 발표하며 “대표팀 문은 열려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함께 했던 선수들과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들을 함께 선발했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선수들과 잘 알지 못하는 선수들을 골고루 뽑았다. 이지남과 김대호는 대표팀 합류가 처음이었다.

 

전지훈련 일정에도 숨겨진 뜻이 있었다. 홍 감독은 브라질과 미국을 오가는 쉽지 않은 일정을 견딜 수 있는 선수를 뽑고자 했다. 브라질이 워낙 나라가 크고 이동시간이 길기 때문에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적응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전지훈련 중 터진 ‘박지성 발언’

홍 감독은 브라질에서는 체력훈련을 하고 미국에서는 코스타리카, 멕시코, 미국과 친선전을 계획했다. 되도록 많은 경기를 치르며 많은 선수를 살펴보겠다는 생각이었다. 코스타리카와 한 첫 번째 친선전은 성공적이었다. 내려 앉은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고 김신욱이 골을 넣어 승리했다.

 

문제는 전지훈련지 바깥에서 나왔다.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번에서 뛰던 박지성이 “대표팀에 합류할 확률이 0%”라고 선언한 것이다. 홍 감독은 전지훈련이 끝나면 유럽에서 박지성을 만나겠다고 공언했었다. 홍 감독은 갑작스럽게 이와 관련된 기자 간담회를 해야 했을 정도다. 당시 가장 관심사였던 골키퍼 주전 경쟁보다 더 큰 이슈였다. 

 

분위기가 문제였을까? 대표팀은 멕시코, 미국과 한 경기에서 각각 0-4, 0-2로 졌다. 멕시코와 한 경기는 문제점이 많았다. 공을 점유하며 빠르게 공격하는 멕시코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 홍 감독은 일부러 어려운 조건에 선수들을 던져 놓았지만, 결과에 대한 비난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홍 감독은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책임은 내게 있다”라고 말했다.

9명만 본선행, ‘문은 좁았다’

전지훈련 명단에 들었던 24명 중에서 본선에 간 선수는 9명뿐이다. 9명 중에서 골키퍼가 3명이었으니 전지훈련에 참가한 선수 중 월드컵으로 간 비율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홍 감독은 유럽파를 중심으로 한 대표팀을 구상했었기에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구자철, 박주영, 기성용, 박주호, 지동원, 홍정호, 이청용, 손흥민, 김보경 등이 유럽에서 뛰고 있었다.

 

전지훈련에 참가한 선수 중 본선에서 가장 많이 활약한 선수는 이용이다. 이용은 세 경기 모두 선발로 나왔다. 정성룡은 두 경기 선발로 나섰고, 이근호는 세 경기 모두 교체로 출전해 1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브라질 월드컵은 해외파 비중이 어느 대회보다 높았기 때문에 전지훈련에 참가했던 선수들은 기회를 크게 잡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글= 류청 기자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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