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대표팀 동계전지훈련 성패는 측면에서 갈린다. 측면에서 상대를 허물어야 경기력이 올라가고, 측면을 뚫어낸 선수들은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한국은 한국시각으로 27일 저녁 터키 안탈리아에서 몰도바와 한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A매치에서 거의 승리가 없는 FIFA랭킹 166위 몰도바를 압도하지 못했다. 바로 상대 측면을 무너뜨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반에는 거의 좋은 모습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후반에 이재성이 들어온 이후에야 측면에서 좋은 모습을 몇 차례 만들었다.

 

신태용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측면 미드필더로 이승기와 고요한을 선발로 썼다. 측면 풀백으로는 김태환과 홍철을 내보냈다. 이 선수들은 전반에 발이 제대로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중앙과 연계 플레이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개인적인 돌파도 거의 시도하지 않았다. 전반 30분 김태환이 올려준 크로스에서 이어진 고요한 슈팅이 가장 좋은 장면이었다. 중앙 미드필더인 김성준과 이찬동도 측면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몰도바는 수비적인 팀이다. 수비적인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하려면 측면을 공략해야 한다. 대표팀은 전반에 그런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못하며 고전했다. 위기는 없었으나 좋은 기회도 거의 없었다.

 

신 감독이 후반 시작과 함께 측면 미드필더를 다 바꾼 이유도 여기 있다. 신 감독은 고요한을 이재성으로 바꿨고, 이승기를 김신욱으로 바꾸며 김승대를 이승기 자리로 내렸다. 이재성이 들어오면서 측면뿐 아니라 경기도 살기 시작했다. 이재성은 공을 잡았을 때는 위협적인 패스를 뿌렸고, 잡지 않았을 때는 공간으로 적절하게 움직였다. 교체 뒤에는 풀백인 김태환과 홍철도 좀 더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릴 수 있었다.

김신욱이 후반 22분 골을 넣은 뒤에는 경기를 좀 더 수월하게 풀 수 있었다. 후반 27분, 이근호가 들어온 뒤에는 더 활기를 보였다. 이근호는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측면을 밀고 들어갔다. 이근호는 후반 막판에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김신욱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연결하기도 했다.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었다.”

 

신 감독은 냉정한 평가를 했다. 대표팀과 선수 개개인 모두 남은 훈련과 2경기에서 측면을 풀지 못하면 어려워진다. 플랜B와 플랜C도 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선수들도 월드컵으로 갈 수 있는 확률을 높이려면 측면을 이용하거나 측면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와 경기하며 안전한 플레이만 하면 다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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