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무르시아(스페인)] 류청 기자= “지나가면 못하는 일이잖아요.”

 

곽태휘(37, FC서울)는 자신이 참가한 전지훈련 숫자를 세지 않는다. 항상 같은 마음으로 준비하기 때문이다.

 

30대 후반에 서울 유니폼을 입고 서울에서 뛰는 것은 쉽지 않다. 곽태휘 말처럼 “공격수는 골을 하나만 넣어도 의미를 얻을 수 있지만, 수비수는 한 골만 내줘도 끝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매년 젊고 능력 있는 공격수들이 떠오를 때마다 수비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그는 “몸 관리를 못하면 따라가지 못해요”라며 웃었다.

 

“태휘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그렇게 부담이 큰 무대에서 계속 잘 하고 있잖아요.” (김동진, 킷치FC)

 

많은 이가 곽태휘를 칭찬한다. 지난해 김동진과 만났을 때, 김동진은 동기 곽태휘를 언급했다. 부담이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무르시아 현지에서 서울 연습 경기를 지켜본 박태하 연변푸더 감독도 “태휘가 몸 관리를 정말 잘 했네요.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좋아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곽태휘는 이 말을 전하자 웃는다. “동진이도 잘 하고 있는데 그냥 한 말이죠.” 그는 “최근에는 세대가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잘 몰랐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다 보고 배우는 것도 있고 유럽 축구 영향도 있어서 몸 관리를 다 잘합니다”라고 말했다.

 

곽태휘는 지난 시즌 24경기를 뛰었다. 부상을 극복하면서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 여전하다. 그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 회복하는 속도가 조금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라고 엄살을 떨었다.

“즐겁지 않으면 이 나이에 축구 선수를 하겠습니까?”

 

곽태휘를 지탱하는 동력은 즐거움이다. 그는 여전히 그라운드에 섰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여전히 더 경기하고 싶어요. 나이가 들면 여러 가지 여건이 갖춰져야 뛸 수 있지만, 상황만 갖춰진다면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습니다.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고, 관중들과 호응하고 싶어요. 지나가면 못하는 일이잖아요.”

 

그보다 두 살이 더 많은 이동국은 좋은 모범이다. 곽태휘는 “동국이형이 좋은 모범을 보여주고 있어요. 저도 그렇게 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수에겐 최고의 영광이죠”라고 말했다.

 

곽태휘는 이제 적으로 만날 동갑내기 선수 데얀에 관해서 “이슈가 될 수밖에 없겠죠. 경쟁구도도 만들어지고. 우리도 (데얀에) 지지 않으려고 노력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공격수가 더 유리해요. 어차피 기회는 오고, 데얀은 기회를 잘 살리는 선수잖아요. 팬들은 데얀이 이적한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선수끼리는 페어플레이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베테랑 곽태휘는 2018시즌 서울이 다른 장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에는 너무 좋지 않았어요. 우승컵을 하나라도 들어올렸어야 했는데”라며 “올 시즌에는 새로운 판이 열릴 거라고 봅니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수비수들은 실점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일단 실점하지 않으면 지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곽태휘는 K리그 전체적인 부분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선수들도 K리그 침체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계속 안고 가야 하는 숙제”라며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낼 수 있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서울도 지난 시즌 팬이 조금 줄었어요. 작년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우리는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팀과 리그를 전체적으로 관망할 수 있는 나이가 됐지만, 새로운 시즌을 맞는 개인적인 각오는 다른 선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저는 준비를 잘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시면 팀을 위해서 열심히 뛸 겁니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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