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한국에서 오셨어요? 같이 사진 찍어주세요.”

 

팬심에는 국경이 없다.

 

FC서울이 전지훈련을 하는 스페인 무르시아 피나타르 아레나에는 가끔 연습 경기를 지켜보러 오는 이들이 있다. 시설이 좋은 헬스클럽과 멋진 식당 겸 카페를 갖춘 피나타르 아레나를 찾은 이들이 훈련과 경기를 지켜보기도 한다. 대개 특정한 목적 없이 경기를 보는 이가 많지만, 분명한 목적성을 지닌 이들도 있다.

 

두 차례나 서울 연습경기를 보러 온 스페인 소녀들이 있었다. 지난 20일 ‘풋볼리스트’와 만났던 소녀들은 26일에도 피나타르 아레나를 찾아 경기를 지켜봤다. 처음에는 그저 축구를 좋아하는 이들이라고 생각했었다. 소리를 지르는 순간을 따져보니 서울을 응원하고 있었다. 이들은 서울이 공을 잡으면 환호했고 밀리면 비명을 질렀다.

‘풋볼리스트’와 만났을 때, 이들은 경기가 끝난 후 버스로 가는 선수들을 기다렸다. 지나가는 선수를 잡아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가장 인기 있는 선수는 정현철이었다. 키가 크고(187cm) 가장 현대적인 외모를 지닌 정현철은 모든 소녀 핸드폰으로 ‘셀카’를 찍은 후에야 버스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들은 김우홍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영어로 부탁했다가 스페인어로 답을 듣고 놀라기도 했다.

 

소녀들은 “왜 서울을 보러 왔나요?”라는 질문에 “한국을 좋아해서요”라고 답했다. K팝을 좋아하는 이들은 집 근처 호텔에서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이들을 발견한 뒤 인터넷 서핑을 했고, 호텔에 머무는 팀이 서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 소녀는 “지난해에도 한국팀이 집 근처 호텔에 머물다 간 것을 봤었다. 그래서 올해도 기다렸는데 울산현대가 아닌 서울이 왔다”라며 웃었다. 그들은 “다음 경기는 언제인가요?”라고 묻기도 했다.

이들은 약속을 지켰다. 26일 연습경기에 한글로 쓴 편지를 들고 찾아왔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스페인 소녀들이에요. 저희는 FC서울팀을 오래 전부터 정말 좋아했어요. 진짜 잘하고 유명한 FC서울팀이 이 작은 스페인 도시에 와서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축구경기 진짜 멋있었어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고, 저희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하고 스페인에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썼다.

 

소녀들은 “스페인에 오지 않으셔도 항상 티비로 지켜 볼거예요”라며 “추후에 있는 경기들 다 승리하시길 바라요. 그리고 이 스페인 초콜릿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자신들의 사인까지 남겼다. 이들은 서울 엠블럼을 크게 뽑아 “파이팅”, “포기하지마”라고 썼고, 이것을 들고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다.

 

서울은 좋은 환경과 좋은 날씨 그리고 예기치 못한 팬들 속에서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서울은 7일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사진=풋볼리스트 

 

*스페인 소녀팬 영상 보기(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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