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월드컵의 해다. '풋볼리스트'는 러시아에서 한국과 경기할 3개국의 축구 문화를 다양한 시각에서 해부한다. 행정, 전술, 관중문화 등 주제를 가리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흥미로운 내용을 전달해 드릴 예정이다. <편집자 주>

 

스웨덴이 쓰는 4-4-2 포메이션은 단단하지만 단순하다.

 

스웨덴은 뚝심 있는 팀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10경기와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모두 같은 포메이션을 썼다. 얀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사용해 월드컵으로 가는 험난한 길을 통과했다.

 

선수도 많이 바꾸지 않았다. 최종예선 10경기에서 7경기 이상 선발로 출전한 선수가 8명에 달할 정도다. 안데르손 감독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심 쉘스트룀 그리고 안드레아스 이삭손 골키퍼 없이 월드컵 본선으로 가기 위해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택했다. 특출한 선수 없이 전력을 상승시키려고 조직력을 극대화했다. ‘풋볼리스트’와 만났던 폴 발섬 스웨덴 대표팀 퍼포먼스 매니저는 “능력과 경험을 겸비한 선수 없이 월드컵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조직과 체력이 중요하다”라고 했었다.

 

안데르손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수비다. 골키퍼와 4백 모두 최종예선 10경기 중 7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수비진을 확정하고 이들 조직을 극대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로빈 올손 골키퍼와 중앙수비수 안드레아스 그랑크비스트는 10경기 모두 선발로 나왔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소속인 빅토르 린델로프가 중앙수비로 뛰고, 루드윅 아우구스틴손(베르더브레멘)과 미카엘 루스틱(셀틱)이 좌우 풀백으로 활약한다. 스웨덴 수비진은 최종예선과 플레이오프 12경기 동안 9골만 내줬다.

 

수비진은 견고하고 공격력도 갖췄다. 스웨덴은 파상공세로 골을 넣기 보다는 역습이나 세트피스에서 골을 많이 넣는다. 그랑크비스트와 루스틱은 각각 3골을 기록했다. 공격 가담을 많이 하는 오른쪽 풀백 아우구스틴손은 팀 내 최다인 도움 4개를 기록했다. 루스틱도 도움 2개를 기록했다. 측면 풀백은 공격에 가담해서 적극적으로 크로스를 올린다. 완벽하게 돌파하지 못하더라도 도전적으로 상대 뒷공간이나 공격수 머리를 향한 크로스로 공격을 돕는다. 이런 크로스는 장신 스트라이커 마르쿠스 베리나 2선 침투를 하는 에밀 포르스베리를 향한다.

 

약점은 있다. 수비진이 발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진영에서 공을 빼앗겼을 때 대처가 느리다. 상대가 전방압박을 통해 공을 빼앗아 침투패스를 넣었을 때 무너지기도 했다. 불가리아는 이런 방식으로 스웨덴을 상대로 3골을 뽑았다. 높이가 좋지만 빠른 크로스에는 약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좌우에서 낮고 빠른 크로스를 통해 스웨덴을 공략한 팀들은 재미를 봤다. 한 번에 골을 넣기도 했고, 공을 잡은 뒤 다시 반대로 내주며 스웨덴 수비를 격파하기도 했다.

 

공격은 단조로운 편이다. 스웨덴은 측면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지만 크로스 의존도가 높다. 중앙으로 바로 공을 넣을 때도 있지만, 상대 공격이 강하면 좀처럼 중앙은 쓰지 않는다. 중앙 미드필더 조합이 ‘약한 고리’다. 안데르손 감독은 알빈 엑달을 축으로 야콥 요한손과 세바스티안 라르손을 상황에 따라 기용했다. 스웨덴 중원은 수비력은 수준급이지만 창의적인 공격을 만드는 능력은 좋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측면 미드필더들이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기 때문에 역할이 제한되는 면도 있다.  

측면 미드필더인 포르스베리와 지미 두르마즈는 측면보다는 중앙으로 치고 들어올 때가 많다. 특히 스웨덴 경기를 이끄는 포르스베리는 자리를 가리지 않고 움직인다. 공을 가지고 측면에서 가운데로 침투하기도 하고 상대 수비가 장신 공격수에 신경 쓸 때 배후에서 침투해 롱패스를 받기도 한다. 안데르손 감독은 포르스베리가 가장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중앙 공격수인 베리, 올라 토이보넨 그리고 욘 구이데티도 단순하게 움직인다. 중앙에서 긴 패스를 동료에게 떨어뜨리거나 중앙으로 들어온 패스를 뒤로 내주는 교과서적인 플레이를 한다. 스웨덴 공격수들은 모두 장신이지만 상대적으로 기동력을 갖췄다. 토이보넨은 신장이 189cm로 크지만 공을 다루는 기술이 좋고 패스도 잘한다. 토이보넨은 수비와 경합하며 공을 잡은 뒤 동료에게 내주는 방식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린다. 그는 도움 3개를 기록했다. 이 중 2개가 투톱 파트너인 베리에게 갔다.

 

스웨덴은 잘 버티는 팀이다. 전력이 강하지만 예측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한국은 스웨덴이 지닌 높이와 힘의 장점을 적절히 제어하면서 빠른 역습이나 돌파로 맞서야 한다. 수비를 흔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스웨덴은 좀처럼 도발에 무너지지 않는다. 수비가 안정적으로 돌아가면 조직적인 스웨덴을 넘어뜨리기 어렵다. 

 

글= 류청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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