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신태용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22년 전 K리그 MVP였다. 그때 입었던 유니폼을 빼닮은 머플러를 선물 받고 신 감독은 오랜만에 옛 기억을 떠올렸다.

현재 터키 안탈리아에서 대표팀 전지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신 감독은 출국을 앞두고 자택 근처로 찾아온 한 디자이너를 만났다. 축구 문화를 기반으로 한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 니벨크랙의 이신재 디렉터였다.

이신재 씨는 축구에서 영감을 받는 디자이너로서 ‘2018 러시아월드컵’을 자기 방식으로 응원할 방법을 찾았다. 오래된 축구 유니폼의 디자인을 오마주하는 것이 최근 스트리트 브랜드들의 한 유행이다. 이 씨는 신 감독을 응원하기 위해 선수로서 전성기였던 1995년 성남일화 유니폼 컬러를 따오기로 했다. 주황, 검정, 흰색을 조합한 디자인이 지난해 말 출시된 니벨크랙 머플러에 담겼다. 이 씨는 신 감독에게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시라는 의미에서 이 유니폼을 골랐다. 패턴도 멋져서 만들기 수월했다. 직접 전해드릴 수 있어 기쁘다”는 말과 함께 머플러를 건넸다.

당시는 성남일화의 전성기였다. 1993년부터 1995년까지 K리그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선수 신태용은 1995년 MVP(골든볼)를 수상하며 1차 3연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신태용을 중심으로 한 성남은 1999년부터 다시 3연패를 달성했고, 2001년에도 신태용이 MVP를 차지했다.

영광스런 시기지만 모기업이 손을 떼며 성남일화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2013년부터 성남FC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일화 출신 선수들은 당시를 영광스럽게 기억하기보다 안타까움을 갖는 경우가 많다. 신 감독도 당시 멤버들을 만날 때가 아니라면 일화 시절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는다. 일화 동료였던 김해운 골키퍼 코치와 대표팀에서 함께 일하며 종종 옛 이야기를 하는 정도다.

신 감독은 “나도 이 유니폼 패턴은 오랜만에 보는데. 옛날 생각나게 해 줘서 고맙다. 오랜만에 좋았던 시절을 추억할 수 있게 됐다. 월드컵 대표팀에 대한 응원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축구 유니폼을 스트리트 패션에 조합해서 입는 유행과 함께, 유니폼을 연상시키는 셔츠들도 여러 스트리트 브랜드에서 출시되고 있다. 축구에 주력하는 니벨크랙뿐 아니라 여러 디자이너들이 오래된 축구 유니폼을 참고해 독특한 느낌을 낸다. 이탈리아 잡지 'NSS 매거진‘은 명품 브랜드 로고와 축구 유니폼을 조합한 컬렉션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신 감독에게 헌정하는 머플러는 이런 유행의 한국판인 셈이다.

사진= 니벨크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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