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잉글랜드 여자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필 네빌이 구설수에 올랐다. 과거 트위터에 성차별적인 내용을 올린 게 문제가 됐다.

네빌은 지난해 9월 마크 샘슨이 경질된 이후 공석이었던 잉글랜드 여자 대표팀 감독에 3년 계약으로 선임됐다. 지도자 경험이 부족한데다 여자선수를 지도한 경험이 전무한 탓에 네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었다. 네빌이 트위터에 여성혐오와 성차별적인 내용을 게재한 게 밝혀지면서 비판 여론은 더 커졌다.

네빌은 2011년과 2012년 트위터에 “여자들은 항상 계산서가 나오기 전까지만 평등을 원한다 #위선자”, “아침형 인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여자들은 아침에 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들을 챙기고, 침구를 정리하느라 더 바쁠 거라 생각했다”라는 등 여성을 차별하는 발언을 올렸다.

 

문제가 불거지자 네빌은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 “몇 년 전 내가 올린 내용은 나의 성격이나 신념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 아니다. 사과하고 싶다”라며 입장을 밝히고 “여자 대표팀의 감독을 맡게 된 것에 책임감을 느끼고 대단히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네빌의 부인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필은 내가 그동안 만난 사람 중 가장 진실되고, 친절하며 너그럽고 신사다운 사람”이라며 남편을 옹호했다. FA도 과거 네빌의 트윗 내용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거나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

잉글랜드 여론이 네빌의 트윗 내용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전임 감독 역시 차별적인 발언으로 해임됐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잉글랜드 여자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마크 샘슨은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3위, ‘2016 여자 유로’ 4강 진출 등 많은 업적을 세웠다.

그러나 잉글랜드 여자 축구의 스타 공격수인 에니올라 얼루코가 자신의 인종 때문에 샘슨 감독으로부터 차별을 받았다고 고백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었다. 얼루코는 샘슨 감독이 좋은 활약을 보여도 흑인 선수는 대표팀에 발탁하지 않고, 유색 인종 선수들을 범죄자 취급하기도 했었다고 진술했다. FA는 이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샘슨 감독을 보호하려고 했었고,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해임했다. FA관계자들과 얼루코는 국회 청문회에 불려나가기도 했다.

FA는 샘슨 감독의 인종 차별 문제가 불거진 이후 협회 내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비 선수출신 여성 이사를 선임했었다. 이사로 선임된 인도계 여성 변호사 루핀더 배인스는 이전까지 축구 산업에 종사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네빌의 차별적인 발언이 다시 문제가 되면서 변화를 시도했던 FA도 타격을 입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필 네빌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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