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주제 무리뉴는 이번에도 펩 과르디올라를 넘지 못했다.

무리뉴와 과르디올라는 현대 축구를 대표하는 명장이다. 수비를 우선하며 역습을 노리는 무리뉴의 전술과 높은 점유율에 기반한 공격 축구를 선보이는 과르디올라의 전술은 현대 축구를 이끄는 큰 흐름이다. 두 감독은 각기 다른 전술로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성과를 내왔다.

11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맨체스터 더비에서도 두 감독은 자신의 철학이 담긴, 가장 잘하는 전술로 맞대결을 펼쳤다. 과르디올라는 4-3-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점유율 축구를 들고 나왔고, 무리뉴는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수비적인 전술을 선보였다.

경기는 예상대로 맨시티가 공격을 주도하고 맨유가 수비에 집중하는 양상으로 진행됐다. 맨시티는 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공을 소유하며 맨유를 압박했다. 점유율도 64.8%로 크게 앞섰다. 맨유는 최전방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까지 수비에 가담하며 실점을 막는데 집중했다. 수비에 집중하다 공을 따낸 후에는 2선에 마커스 래시포드, 제시 린가드, 앙토니 마샬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역습을 전개하는 전술이었다.

무리뉴는 과거 첼시와 레알마드리드를 이끌 때부터 4-2-3-1을 기반으로 한 역습축구를 펼쳐왔다. 여러 번 상대하며 무리뉴의 전술을 파악하고 있던 과르디올라는 풀백의 전진을 자제하며 역습에 대비했다. 페르난지뉴는 수비에 집중하며 중심을 잡았고, 케빈 더브라위너와 다비드 실바는 맨유 수비 빈틈으로 패스를 넣었다. 가브리엘 제주스, 라힘 스털링, 르로이 자네는 수시로 자리를 바꾸며 수비를 끌고 다녔다.

단순한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사용한 맨유와 달리, 맨시티는 상대 전술을 꿰뚫고 이에 대응하는 전술로 2-1 승리를 따냈다. 맨시티의 2골은 루카쿠의 실수에서 나왔지만 전체적인 경기 운영이나 내용 면에서 맨시티는 맨유를 압도했다. 과르디올라는 2-1로 앞선 상황에서 제주스 대신 엘리아킴 망갈라를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하는 한편, 실바를 제로톱으로 활용하며 맨유 수비의 전진을 막았다.

무리뉴는 과르디올라와 20번 대결해 단 4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인터밀란, 레알마드리드, 첼시, 맨유를 차례로 이끌며 꾸준히 수비축구를 고수했지만 과르디올라의 능동적인 전술에 9번 패했다. 무리뉴가 3경기 이상 상대한 감독 92명 중 상대 전적에서 뒤지는 감독은 6명 뿐이다. 위르겐 클롭, 안토니오 콘테 등 전술가로 알려진 감독들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무리뉴는 후반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후안 마타를 투입하며 동점을 노렸지만 맨시티 수비를 뚫지 못했다. 40경기 연속 홈 무패를 이어오던 맨유는 맨시티에 패하며 기록을 이어가지 못했다. 맨시티는 지역 라이벌 맨유를 꺾고 EPL 단일 시즌 최다인 14연승을 달성했다. 1위 맨시티(승점 46점)와 2위 맨유(승점 35점)의 격차도 11점으로 벌어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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