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북한은 강했다. 조직적으로 잘 짜인 축구로 한국을 압도했다.

한국 여자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일본 지바 소가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17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이하 E-1 챔피언십)’ 여자부 2차전 북한과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일본과 치른 1차전도 2-3으로 패배한 한국은 현재 2전 2패다.

한국은 최근 대결에서 무승부를 거둔 자신감을 바탕으로 북한전을 준비했다. 지난 4월 평양 원정으로 치른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에서 북한과 1-1로 무승부를 거둔 기억이 생생했다. 윤덕여 감독은 지난달 21일 E-1 챔피언십 명단을 발표하며 “우리 선수들이 이제는 북한전 경험이 있어서 어떻게 경기해야 할지 잘 판단하고 있다. 아직 북한을 이겨보지 못했다. 이번에는 꼭 이겨서 좋은 역사를 만들고 싶다”고 출사표를 밝히기도 했다.

8일 일본과 한 1차전에서 패했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한국은 공격적인 전술로 북한을 상대했다. 지난 경기 좋은 모습을 보인 이민아와 한채린을 선발로 투입하고 스피드가 좋은 장슬기를 풀백이 아닌 2선 공격수로 기용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한채린과 강유미가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며 수비 실수를 유도했다.

북한은 4-4-2 포메이션을 유지하며 한국을 상대했다. 선수들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좀처럼 공간을 내주지 않았고, 빠른 패스와 방향 전환으로 한국 수비를 흔들었다.

특히 북한의 오른쪽 공격이 강했다. 18세 어린 공격수 승향심은 오른쪽 미드필더 리향심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한국 왼쪽 수비를 허물었다. 전반 18분에는 승향심의 패스를 받은 리향심의 크로스를 김윤미가 헤딩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중앙에 조소현을 중심으로 이민아와 장슬기가 공을 소유하며 공격을 전개했지만 북한의 강한 압박에 공격권을 계속 내줬다. 이민아가 공을 잡으면 상대 선수 두 명이 달라붙어 공을 뺏어냈다. 힘과 스피드에서 북한에 모두 밀렸다.

후반 5분 윤덕여 감독은 강유미 대신 최유리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최유리 투입 후 오른쪽 공격이 활발해 지는 듯 했지만 슈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북한 수비는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이며 유영아에게 가는 공을 차단하고 역습을 시도했다. 좌우 측면을 넓게 쓰는 북한 공격에 한국 수비는 흔들리며 연이어 슈팅을 내줬다. 거센 압박에 당황해 급하게 공을 처리하면서 패스미스도 많이 나왔다.

북한은 체력은 물론 기술적으로도 한국보다 앞서있었다. 투톱으로 나선 김윤미와 승향심은 간단한 볼터치로 수비수를 쉽게 제쳤고, 중앙 미드필더들은 빠른 원터치 패스로 공간을 향해 공을 내줬다. 전후반 내내 경기장을 뛰어다니며 지친 기색도 보이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31분 이민아가 중앙에서 때린 왼발 슈팅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반면 북한은 경기 내내 한국을 압도하며 슈팅 12개를 때렸다.

경기 종료 후 윤덕여 감독도 북한과의 실력 차를 인정했다. 윤 감독은 “우리가 체력적인 면에서 부족했다. 굉장히 힘든 경기였다”라며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북한 축구를 예상했지만 예상을 넘는 스피드에 고전했다”고 말했다.

2패를 기록한 한국은 15일 중국을 상대로 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중국은 북한에 0-2로 패하긴 했지만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3위인 강호다. 윤 감독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되지만 잘 회복해서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는 말로 승리를 다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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