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맨체스터 더비의 주인공은 승리팀이 아닌 패배팀에서 나왔다. 로멜로 루카쿠가 경기의 핵심 인물이었다.

11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포드에서 ‘2017/2018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를 치른 맨시티가 ‘맨체스터 더비’에서 이웃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2-1로 꺾었다.

경기 양상은 두 팀의 스타일대로 맨시티가 주도권을 잡은 채 진행됐다. 맨시티는 점유율 64.8%로 앞섰다. 패스 성공률은 맨시티가 82%, 맨유가 69%였다. 슈팅 횟수도 맨시티가 14회로 맨유의 8회보다 많았다. 맨시티는 장신 선수로 가득한 맨유를 상대로 공중볼 경합까지 19회 대 14회로 앞섰다. 그러나 맨유 수비는 초반 40분 동안 완강히 저항하며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전반 43분 세트 피스를 통해 맨유 수비가 처음 열렸다. 케빈 더브라위너의 코너킥이 헤딩 경합을 거쳐 맨유 문전에 떨어졌다. 수비에 가담한 맨유 장신 공격수 로멜로 루카쿠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이었다. 이 공을 다비드 실바가 재빨리 밀어 넣으며 다비드 데헤아 골키퍼를 마침내 뚫었다.

전반 추가시간 힘을 낸 맨유는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맨유의 롱패스를 맨시티 수비수 파비안 델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문전에 떨어진 공을 마커스 래시포드가 잡아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맨시티 수비 실수를 틈탄 골이었다.

원점에서 후반전으로 들어간 맨시티는 초반부터 맨유에 밀리는 듯한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한 번 더 세트피스를 통해 골을 넣었다. 후반 9분, 멀리서 실바가 올린 프리킥을 맨유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문전에서 또 루카쿠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루카쿠가 걷어내려 한 공이 동료를 맞고 문전에 떨어졌다.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재빨리 차 넣었다.

후반 39분, 루카쿠는 자기 실수를 직접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 좌우를 빠른 패스로 흔든 맨유 공격이 루카쿠의 몸을 날린 슛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골대 바로 앞에서 날린 슛을 에데르손 골키퍼가 얼굴로 막아냈다. 에데르손은 바로 이어진 후안 마타의 슛까지 선방해 내는 연속 선방으로 이 경기의 최대 분수령을 만들어냈다. 이 선방에서 승부가 갈렸다.

루카쿠는 이날 공중볼을 6번이나 따내며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맨시티가 주도하는 경기 속에서 오랫동안 고립돼 있었다. 루카쿠의 패스 16회 중 동료에게 전달된 패스가 6회에 불과할 정도였다. 루카쿠는 후반전이 돼서야 첫 슈팅을 날릴 수 있었고, 두 번째 슛은 이날 최고 선방에 막혔다. 맨시티의 집요한 공격이 맨유를 뚫어낼 때 두 번이나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서 실수를 저지르며 패배의 원흉이 돼 버렸다.

맨시티 공격진에서 승리의 영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루카쿠의 실수가 더 돋보인 측면도 있었다. 맨시티 공격은 강력했지만 결국 루카쿠의 실수 없이는 맨유 수비를 뚫지 못했다.

이 경기 결과 맨시티의 독주 체제가 한층 공고해졌다. 맨시티는 15승 1무의 엄청난 성적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2위 맨유는 11승 2무 3패다. 두 팀의 승점차가 11점으로 벌어졌다. 맨시티는 역대 가장 압도적인 시즌 전반기를 보내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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