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세계 최고의 골잡이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도 어려워하는 상대가 있다. 메시는 첼시를 만나면 득점포가 침묵했다. 바르셀로나와 첼시가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에서 만난다.

UEFA는 11일 저녁(한국시간) 스위스 니옹에서 ‘2017/2018 UCL 16강 조 추첨식’을 진행했다. 레알마드리드, 첼시, 바이에른뮌헨 등 강팀이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하며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16강 대진이 기대됐다. 추첨자로 나선 사비 알론소의 손에 16팀의 운명이 가려졌다. D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바르사는 2위 그룹 강자 중 하나인 첼시와 맞붙게 됐다.

바르사와 첼시는 ‘1999/2000 UCL’ 8강을 시작으로 12번 만났다. 상대 전적은 4승 5무 3패로 첼시가 앞선다. 두 팀의 악연은 ‘2004/2005’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사무엘 에투, 호나우지뉴를 앞세운 바르사는 홈에서 열린 16강 1차전에서 2-1로 첼시를 이겼지만, 2차전에서 아이두르 구드욘센, 프랭크 램파드, 데미안 더프, 존 테리에게 연속 골을 허용하며 4-2로 패했다. 호나우지뉴는 첼시 수비를 앞에 두고 엉덩이를 흔든 뒤 골을 넣으며 활약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합계 점수 5-4로 앞선 첼시가 8강에 진출했다.

두 팀은 이듬해 16강에서 다시 만났다. 이번엔 바르사가 첼시를 꺾고 8강에 올랐다. 에투와 호나우지뉴가 골을 넣은 바르사는 1,2차전 합계 1승 1무로 복수에 성공했다. 그 다음 해는 ‘2006/2007’시즌 조별리그에서 한 조에 묶였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탄탄한 수비로 호나우지뉴를 꽁꽁 묶으며 1승 1무로 다시 앞서갔다. 메시의 전성기가 오기 전, 바르사의 황금기가 조금씩 태동하고 있던 시절에 3년 연속으로 만나며 악연을 이어갔다.

‘2008/2009 UCL’ 4강에서 2년 만에 다시 만난 두 팀은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1차전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첼시는 2차전에서 마이클 에시앙이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바르사는 에릭 아비달이 후반 퇴장 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였다. 첼시 공격수들은 바르사 페널티 지역에서 반칙을 당하며 넘어졌지만 당시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고, 후반 추가시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동점골을 넣으며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바르사가 결승에 진출했다.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에 분노한 미하엘 발락은 거칠게 항의했고, 디디에 드록바는 중계 카메라에 대고 욕을 퍼붓기도 했다.

첼시는 ‘2011/2012 UCL’ 4강에서 바르사를 다시 만나 복수에 성공했다. 당시 바르사는 메시, 이니에스타, 알렉시스 산체스 등을 앞세워 강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첼시는 1차전 드록바의 골로 승리를 거뒀지만 2차전 전반 2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첼시가 한 골을 따라잡아 결승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바르셀로나가 맹공을 퍼붓던 후반 추가시간, 리버풀에서 첼시로 이적한 후 부진을 거듭하던 페르난도 토레스가 쐐기골을 넣으며 첼시의 결승 행을 확정지었다. 토레스의 이적료에 빗댄 일명 ‘900억 원짜리 골’이다.

UCL 121경기에서 97골을 넣은 메시도 첼시를 만나면 항상 고전했다. 메시가 프로 데뷔 후 3번 이상 만난 팀 중 득점에 실패한 팀은 루빈카잔, 첼시, 인테르밀란 단 3팀 뿐이다. 첼시와 8번으로 가장 많이 만났지만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AC밀란 상대 8경기 8골, 파리생제르맹 상대 8경기 4골을 기록 중이지만 첼시를 상대로 기록한 공격포인트는 2도움이 전부다. 메시가 침묵하는 동안 바르사는 첼시를 상대로 1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바르사와 첼시는 6년 만에 UCL에서 다시 만난다. 16강 첫 경기는 내년 2월 21일 첼시의 홈 구장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다. 3월 15일에는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 캄 노우에서 2차전을 치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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