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엘라스베로나의 경기력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문제는 득점이다.

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로나에 위치한 스타디오 마르크안토니오 벤테고디에서 ‘2017/2018 이탈리아세리에A’ 15라운드를 치른 베로나는 제노아에 0-1로 패배해 리그 19위에 머물렀다. 베로나는 지난 14라운드 사수올로전 승리, 바로 전 경기였던 코파이탈리아(컵대회) 키에보베로나전 승부차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그러나 모처럼 이어진 하위권(15라운드 15위) 팀과의 연속 경기에서 연승에 실패하며 흐름이 끊겼다.

베로나의 경기 방식은 나쁘지 않았다. 베로나는 전보다 약간 수비적인 듯 보이는 전형을 들고 나왔다. 전문 골잡이 없이 드리블 돌파가 뛰어난 알레시오 체르치를 최전방에 세웠다. 2선에 다니엘 베사, 마티아 발로티, 다니엘레 베르데를 배치했다. 모두 수비력을 갖춘 2선 자원이었다. 최근 베로나는 측면에 수비력이 있는 선수를 두는 4-4-2로 효과를 보고 있었다. 제노아전 선발 라인업은 4-2-3-1로 볼 수 있지만 수비할 땐 4-4-2 형태를 유지했다.

베로나는 골잡이를 한 명 줄이고 드리블러를 늘린 효과를 톡톡히 봤다. 드리블 돌파로 만든 기회가 제노아보다 훨씬 많았다. 제노아 진영에서 여러 번 수비를 벗겨내고 전진했다. 수비적인 3-5-1-1 전형으로 나온 제노아의 공 탈취 시도를 비교적 잘 빠져나갔다. 특히 초반에 좋은 기회가 나왔다. 전반 4분 다니엘레 베르데가 측면에서 두 명의 견제를 뚫고 크로스를 올렸다. 이 공이 ‘슈터링’이 되며 아슬아슬하게 크로스바를 때리고 골문을 빗나갔다. 전반 12분 전방 압박으로 만든 득점 기회에서 체르치의 슛이 선방에 막혔다.

베로나의 문제는 결정력이었다. 베로나의 우세한 경기력은 슛 횟수 15회 대 9회로 이어졌다. 그러나 치명적인 플레이를 할 선수가 없었다. 체르치의 슛은 골문으로 잘 향했지만 위력이 없었다. 2선에서 공격을 지원한 베르데의 슛은 번번이 빗나갔다.

반면 제노아의 선제결승골은 베테랑의 힘이 잘 드러난 장면이었다. 득점 직전 순간은 안드레아 베르톨라치의 슛이 빗나간 걸 판데프가 주운 장면이었기 때문에 단순한 행운처럼 보인다. 그러나 득점 기회를 만든 속공은 판데프의 기민한 스루 패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판데프의 패스, 아델 타랍의 측면 침투에 이은 크로스, 베르톨라치의 빗맞은 슛, 뒤따라 문전으로 침투한 판데프의 마무리 슛으로 이어지는 득점이었다. 판데프가 득점 기회를 만들고 마무리까지 해냈다. 판데프는 그 뒤에도 수비와 경합하며 루카 리고니에게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열어주는 등 활약했다.

제노아와 베로나의 차이는 ‘클래스’ 있는 선수의 유무에서 갈렸다. 판데프는 2015년 여름 제노아로 이적했을 때 이미 32세였다. 득점력이 뚝 떨어진 판데프는 지난 두 시즌 동안 단 3골 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제노아는 주전급 로테이션 멤버로 판데프를 꾸준히 활용하고 있다. 베로나도 베테랑을 잘 활용하는 팀이지만 이날 최전방을 맡은 체르치뿐 아니라 결장한 잠파올로 파치니 등 한때 세리에A의 간판 스타였던 선수들이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베로나는 역전을 위해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모이세 켄을 투입했고, 후반 26분 이승우를, 후반 37분 프랑코 수쿨리니를 투입했다. 그러나 교체에도 불구하고 후반전에 둔화되기 시작한 경기 흐름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켄이 좌충우돌하며 슛을 시도해 봤으나 득점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승우는 추가시간까지 20분 이상을 소화하며 비교적 긴 경기를 했다. 깊은 인상을 남길 만한 플레이는 없었다. 이승우는 짧은 패스 6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긴 패스 3개 중 2개를 동료에게 전달하며 여전히 베로나 2선에서 가장 정확한 패서 중 하나라는 걸 보여줬다. 그러나 저돌적인 플레이에 이은 슈팅이 여전히 실종 상태라는 점은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남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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