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바이에른뮌헨 서포터들이 경기장에 가짜 돈다발을 던져 경기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바이에른 서포터가 원정 경기에서 항의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바이에른은 23일(한국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콘스탄틴 반덴 스톡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B조 5차전 안더레흐트와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코랑탕 톨리소의 연속골로 승리한 바이에른은 승점 12점으로 조 2위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 내용보다 관심을 끈 건 경기장으로 날아든 돈다발이었다. 전반 13분 안더레흐트가 첫 코너킥을 얻었을 때 원정 관중석에 자리 잡은 바이에른 팬들이 가짜 지폐 다발을 경기장 안으로 던졌다. 돈다발 수백 개가 경기장에 날아들자 주심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흩어진 지폐를 치우고 나서야 경기가 재개됐다.

경기가 재개된 후에도 바이에른 서포터는 ‘이제 당신들 욕심이 충족됐는가’라는 걸개를 들며 항의를 이어갔다. 이들이 경기장에 돈다발을 던지고 항의를 계속한 이유는 비싼 티켓 가격 때문이다. 안더레흐트전 원정석 가격은 100유로(약 13만 원)였다. 바이에른 구단이 티켓 가격의 30%를 지원해 70유로(약 9만 원)에 경기를 관전했지만 분데스리가 티켓 가격과 비교하면 높다.

분데스리가는 타 유럽 리그와 비교해 티켓 가격이 저렴하다. 지난 시즌 기준 바이에른의 가장 저렴한 티켓 가격은 15유로(약 2만 원)였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구단 아스널의 최저가 티켓이 97파운드(약 14만 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바이에른 서포터들이 원정 경기에서 비싼 티켓 가격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UCL’ 16강 2차전에서도 킥오프와 함께 두루마리 휴지를 경기장으로 투척했다. 지난 9월 파리생제르망과 UCL 경기에서는 “티켓 값이 75유로라고? 우린 네이마르가 아니다”라고 적힌 걸개를 걸고 항의했다.

분데스리가 구단들은 시즌권 판매량을 제한하고, 가격이 저렴한 입석 티켓을 판매하면서 팬들이 경제적으로 큰 부담 없이 경기장을 찾도록 하고 있다. EPL과 스페인 라리가 명문 구단들이 높은 티켓 가격과 중계권료를 바탕으로 수입을 얻어 이적시장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쓰는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원정 티켓 가격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주도한 이들은 “팬이 없는 축구는 가치가 없다”라며 팬들을 위해 티켓 가격을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더 많은 사람이 경기장에 갈 권리를 주장하며 퍼포먼스를 벌였지만 바이에른은 UEFA의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에른은 서포터의 아스널전 휴지 투척으로 UEFA로부터 벌금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사진= 독일 스카이 스포츠 중계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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