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브라질 명문 그레미우가 ‘남미의 챔피언스리그’ 코파리베르타도레스 결승 1차전에서 승리했다. K리그에서 뛰었던 선수 두 명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23일(한국시간)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리에 위치한 그레미우의 홈 구장 아레나 두 그레미우에서 ‘2017 코파리베르타도레스’ 결승 1차전이 열렸다. 그레미우가 아르헨티나 구단 라누스에 1-0 승리를 거두고 우승에 한 발 다가섰다. 30일 라누스 홈에서 열리는 2차전 결과까지 감안해 우승팀이 가려진다.

승부는 경기 막판에 갈렸다. 후반 38분 롱 패스가 라누스 문전으로 날아들었다. 공격수 자엘이 머리로 떨어뜨린 공에 시세루 산투스가 달려들어 재빨리 차 넣었다. 자엘과 시세루 모두 후반에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다. 그레미우의 막판 선수 교체가 빛을 발했다.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자엘은 2012년 성남일화(현 성남FC)에서 뛴 경력이 있다. 당시 24세로 아직 젊은 나이였던 자엘은 크루제이루, 아틀레티쿠미네이루, 플라멩구 등 명문 구단을 거치며 성장 중이었다. 당시 과감한 선수 영입으로 기대를 모았던 성남은 요반치치, 한상운 등 생각만큼 활약하지 못한 공격 자원들을 여름 이적 시장에 정리했다. 이때 영입한 선수가 자엘이었다. 자엘은 K리그에서 15경기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이듬해 초 폭행 사건을 벌여 계약이 해지됐다.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한 성남FC가 자엘에 대한 이적료 미지급분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소송을 겪었다.

자엘은 실력이 아니라 훈련방 밖에서 벌어진 사건 때문에 K리그에서 실패한 경우다. 이후 브라질 리그에서 주로 뛰었다. 2015, 2016년 중국 충칭리판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올해 그레미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후보로 밀려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 교체 투입돼 팀 승리를 이끌었다.

주전과 후보를 오가며 활약 중인 공격수 페르난지뉴도 K리그 경험이 있다. 지난 2007년 22세 나이에 대전시티즌으로 임대돼 페르난도라는 등록명으로 활약했다. 15경기 1골 1도움에 그치며 깊은 인상은 남기지 못했다. 당시 대전을 대표하는 스타였던 데닐손의 그늘에 가려 큰 존재감이 없었다. 페르난지뉴가 전반기만 소화하고 떠난 뒤 슈바, 브라질리아가 합류해 후반기를 소화했다.

페르난지뉴는 K리그를 떠난 뒤 다양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2009년 브라질 전국 1부 리그 신인상을 수상했다. 2015년에는 현재 이승우가 뛰는 이탈리아세리에A 구단 엘라스베로나에서 반 시즌 동안 뛰기도 했다.

K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외국인 선수가 다른 리그에서 활약하는 예는 흔히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실패를 겪은 공격수 그라피테(국내 등록명 바티스타)가 2008/2009시즌 볼프스부르크 소속으로 독일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라피테 역시 그레미우 출신이었다.

현재 그레미우는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 활약했던 공격수 루카스 바리오스, 쾰른에서 뛰었던 센터백 페드루 제로멜 등 베테랑과 브라질 대표 유망주 아르투르 엔리케 등 신예 선수들이 조화를 이룬 팀이다. 이번 결승전을 통해 세 번째 코파리베르타도레스 우승을 노리고 있다.

사진= 성남일화 입단 당시 배포 자료,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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