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산] 김완주 기자= 지난 주말 팀이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지는 모습을 경기장 밖에서 지켜봤던 여름은 귀중한 골로 상주상무에 승리를 안겼다.

여름은 22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부산아이파크와 경기에서 전반 7분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상주의 승리를 이끌었다. 여름의 득점 덕분에 상주는 잔류를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여름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마음 고생이 심했다. 상주는 지난 18일 인천유나이티드와 치른 K리그 클래식 최종전에서 0-2로 패하며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졌다. 여름은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종료 직전 퇴장 당했다. 상주는 수적 열세 속에 후반 2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김태완 상주 감독은 여름에게 다시 주장 완장을 맡기며 믿음을 줬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여름에게 별말 안 했다. 부담 갖지 말고 잘하는 것을 하라고만 했다. 말은 안 하지만 본인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은 경기 시작 후 7분 만에 믿음에 보답하며 마음의 짐을 덜었다.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가 걷어낸 공이 앞으로 흐르자 여름은 그대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고 여름은 양팔을 벌리며 기뻐했다.

여름은 수비에도 크게 기여했다. 미드필더에서 상대 공격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후반 37분에는 이정협의 중거리 슈팅을 골라인 앞에서 걷어내며 무실점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종료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여름은 “(지난 경기 퇴장당해서) 감독님과 선수들한테 미안하다는 말도 못 할 정도로 미안했다. 고개는 숙이지 말고 경기에서 행동으로 보여주자고 다짐했다”라고 말했다. “좋은 경기해 준 동료들이 고맙다. 다들 많이 뛰어줘서 이길 수 있었다”라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여름은 2014년 광주FC 소속으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한 적이 있다. 그 당시와 상황은 달라졌지만 여름은 동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경기를 준비했다. 그는 “광주 때는 도장을 깨고 올라가는 입장이었고 지금은 막는 입장이다. 선수들에게 ‘최대한 편하게 하자’, ‘잘하려고 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하자’고 많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상주는 중요한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최근 이어진 8경기 무승(4무 4패)을 끊었다. 홈에서 치르는 2차전에 좋은 흐름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여름도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제 우리 홈이다. 홈에서 승리는 많지 않지만 좋은 경기를 많이 했다”라며 “팀이 하나로 모여 군인정신으로 준비하면 좋은 경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상주는 26일 부산을 상주종합운동장으로 불러 2차전을 치른다. 상주는 2차전에서 무승부 이상을 거둘 경우 클래식 잔류에 성공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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