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곡예에 가까운 앙투안 그리즈만의 득점이 아틀레티코마드리드에 희망을 선사했다. 그리즈만이 약 2개월 만에 골을 터뜨리며 부활 가능성을 보였다.

23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C조 5차전을 가진 아틀레티코는 AS로마에 2-0 승리를 거뒀다. 아틀레티코의 이번 시즌 UCL 첫 승리다. 그리즈만이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리즈만이 아틀레티코 소속으로 골을 넣은 건 지난 9월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이번 시즌 각 대회 15경기에서 단 4골에 그쳤을 정도로 득점력이 떨어져 있었다. 8경기 무득점 행진을 하는 동안 프랑스 대표팀에서는 꾸준히 골 감각을 유지했다. 소속팀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득점이 뜸해지는 그리즈만에게 팬들의 불만이 커져갔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로마전을 앞두고 “몇 년 동안 골을 넣다가 최근 못 넣고 있으니 본인이 짜증날 거다. 우리가 지지해줘야 한다”며 서포터들의 응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리즈만의 전반전은 여느 경기와 비슷했다. 역습의 시발점으로서 그리즈만의 플레이는 침투와 드리블 모두 그리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결정력이었다. 전반전에 두 차례 슛을 시도했지만 모두 골문을 빗나갔다. 야닉 카라스코가 모처럼 활발하게 측면을 흔들며 문전으로 투입해 주는 패스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후반전에 그리즈만의 해결사 가질이 마침내 돌아왔다. 후반 24분 페르난도 토레스가 수비 머리를 넘기는 스루 패스를 했고, 앙헬 코레아가 질주하며 패스를 받아 간신히 크로스를 올렸다. 그리즈만을 살짝 벗어나는 듯 보인 크로스였지만 공을 따라 점프한 그리즈만이 멋진 바이시클킥으로 골을 터뜨렸다. 낙하지점이 슛을 하기 불편한 위치였찌만 그리즈만의 집중력과 기술이 골을 만들었다.

로마 수비수 브루누 페레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직후인 후반 40분, 그리즈만은 케빈 가메이로에게 깔끔한 스루 패스를 연결해 승부를 끝냈다. 그리즈만의 이날 패스 횟수는 31회였다. 투톱 파트너 토레스의 13회보다 두 배 많은 수치였다.

아틀레티코는 이 승리로 16강 진출 희망을 살렸다. 승점 6점을 따내며 조 2위 AS로마와 승점차를 2점으로 좁혔다. 12월 6일 열릴 조별리그 최종은 첼시 원정이다. 아틀레티코가 이 경기에서 승리하고, 동시에 AS로마가 카라바흐와 가질 홈 경기에서 무승부나 패배에 그쳐야 한다. 매우 희박한 확률이지만 그나마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만들어 뒀기 때문에 희망을 가져볼 만한 상황이다.

그리즈만의 득점포는 조금 늦게 터졌다. 최약체 카라바흐를 상대로 2승을 기대했지만 두 경기 모두 무승부에 그친 것이 치명적이었다. 그리즈만은 두 경기 모두 풀타임으로 뛰었다. 1도움을 기록하긴 했지만, 7차례 슛 중 하나만 더 넣었다면 지금 로마와 승점 동률을 이룰 수 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즈만은 역시 중요한 선수다. 오늘 우리에게 또 한 번 승리를 선사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경기 후 수훈 선수 중 하나로 그리즈만을 꼽았다. 계속 상승세가 유지된다면 UCL뿐 아니라 스페인라리가에서도 순위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 아틀레티코는 라리가 4위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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