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황희찬이 부상 복귀 후 35분 만에 득점 행진을 다시 시작했다. 90분당 한 골이 넘는 득점력이지만 출장 시간, 득점 분포엔 개선이 필요하다.

24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위치한 레드불 아레나에서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I조 5차전을 가진 레드불잘츠부르크는 비토리아기마랑스를 3-0으로 꺾었다. 잘츠부르크는 3승 2무로 남은 한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조 1위를 확정했다.

황희찬은 후반 16분 교체 투입됐고 6분 뒤 쐐기골을 터뜨렸다. 잘츠부르크의 속공에 흔들린 기마랑스 수비가 공을 흘리자 주전 공격수 무나스 다부르가 공을 재빨리 획득한 뒤 후방부터 돌진해 오는 황희찬에게 건넸다. 황희찬은 수비와 골키퍼가 손쓸 틈 없이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미 2골 차로 앞서고 있던 잘츠부르크가 승리를 굳힌 득점이었다.

부상 복귀 이후 첫 골이다. 황희찬은 9월 초 허벅지 부상을 당해 잘츠부르크 전력에서 이탈했다. 두 달 넘는 회복기간 끝에 지난 20일 오스트리아 리그 경기를 통해 복귀, 29분을 소화했다. 기마랑스전에도 교체 투입돼 득점포를 터뜨렸다.

이번 시즌 황희찬은 8골을 넣었다. 오스트리아 리그 3골, FA컵 1골, 유럽대항전 예선 3골에 이어 기마랑스전을 통해 유로파리그 본선 첫 골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걸렀고 교체 위주로 출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훌륭한 득점력이다. 총 662분 동안 8골을 넣었다. 82.7분에 한골 꼴이다.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다면 경기당 1골이 넘는 득점력인 셈이다.

시간 대비 골 효율이 탁월하지만, 교체 출장 비중이 높다보니 골의 순도는 떨어진다. 황희찬이 넣은 골 중 동점골(1골), 선제골(2골) 등 경기 흐름에 큰 영향을 주는 골은 3골이었다. 나머지 5골은 팀이 이미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넣은 추가골이었다. 특히 잘츠부르크는 리그 내 절대강자로서 대승을 거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체 투입되는 황희찬이 득점에 집중한다면 골을 넣기 수월한 환경이다.

부족한 출장시간을 늘려나간다면 골의 순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다. 황희찬은 현재까지 14경기에 출장했다. 그중 절반인 7경기만 선발로 뛰었다. 풀타임을 소화한 건 단 한 번에 불과했다.

팀과 함께 유로파리그에서 순항해 나간다면 더 강한 상대들을 만나 기량을 증명할 수 있고, 그만큼 성장할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 잘츠부르크는 자국 리그에서 절대강자다. 2위 스투름그라츠, 3위 라피드비엔나가 잘츠부르크를 견제할 수 있는 둘뿐인 세력으로 꼽힌다. 황희찬은 두 맞수와의 대결에 모두 뛰었지만 골을 넣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현재까지 득점한 상대 중 가장 강한 팀은 잘츠부르크를 밀어내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나간 크로아티아 강호 리예카 정도다.

잘츠부르크는 기마랑스전을 앞두고 황희찬의 계약 연장을 발표했다. 원래 2020년에 끝나기로 돼 있던 계약을 2021년으로 연장하는 재계약이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황희찬의 계약엔 바이아웃 조항이 없다. 황희찬을 중요 전력인 동시에 성장 가능성이 큰 유망주로 보고 있다는 걸 암시한다.

재계약 축포를 쏜 황희찬은 28일 라피드비엔나 원정 경기를 떠난다. 잘츠부르크 입장에선 추격자 중 하나를 떨쳐낼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경기다. 황희찬 입장에서는 꾸준히 득점력을 유지하면서 선발로 뛸 자격을 증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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