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김완주 기자= 구자철은 11월 두 차례 친선전을 치르고 자신감을 얻었다. 이제 소속팀에 돌아가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과제다.

구자철은 대표팀이 치른 2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10일 콜롬비아와 경기에는 후반 교체 투입돼 들어갔고, 세르비아전에는 선발로 출전했다. 역할도 달랐다. 지난 경기에 중앙 미드필더를 맡았다면 이날 경기서는 공격수를 맡았다.

구자철은 최전방에서 손흥민과 호흡을 맞춰 세르비아 수비진을 공략했다. 콜롬비아와 경기서 손흥민의 파트너로 나온 이근호가 많이 뛰며 공간을 열어주는 유형이라면 구자철은 낮은 위치에서 공을 잡아 동료에 연결하는 플레이에 초점을 맞췄다.

신태용 감독이 구자철을 손흥민 파트너로 낸 이유도 새로운 조합을 실험하기 위함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구자철이 손흥민과 투톱으로 뛰었을 때 어떤 색깔을 낼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0-1로 뒤지던 후반 17분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을 직접 성공시키며 동점골을 넣었다, 지난달 10일 모로코전에서는 손흥민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했지만 이번에는 “나도 골을 넣은지 오래되어 욕심이 났다”며 직접 처리했다. 구자철은 경기 종료 후 “골을 넣어서 자신감을 가지고 소속팀에 돌아갈 수 같다”고 말했다.

구자철과 손흥민 투톱은 평가가 엇갈린다. 구자철이 상대 수비를 이겨내고 공을 잘 연결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후방에서 주로 움직여 공격 템포가 늦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구자철은 자신의 경기력에 만족했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 나와 “경기 전 감독님이 나와 (이)근호 형은 다른 유형의 선수라는 걸 다른 선수들에게 인식시켰다. 나는 공간으로 빠지는 플레이보다 내려가서 연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며 “생각보다 조직적으로 잘 맞은 것 같다”고 경기를 평가했다.

구자철은 미드필드 모든 지역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대표팀에서 처음 부각을 나타낸 '2011 아시안컵'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득점왕을 차지했고, 이후 중앙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로도 뛰었다. 여러 자리를 뛸 수 있다는 건 확실히 정해진 포지션이 없다는 것과 의미가 닿아있다.

최근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에서도 구자철의 자리는 경기마다 바뀐다. 리그 초반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더니 4라운드부터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대표팀 합류 전에는 주로 교체로 나서 중앙미드필더를 소화했다. 소속팀에서도 자리가 수시로 바뀌며 한 자리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친선 2연전에서 4-4-2 포메이션을 사용해 성공을 거뒀다. 중앙미드필더 2명이 공수를 오가고 측면 미드필더는 안으로 좁히는 움직임을 보이는 전술이었다. 중앙미드필더 한 자리는 기성용이 맡고 남은 한자리도 고요한과 정우영 등 수비적인 선수들이 맡았다. 이재성과 권창훈은 측면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구자철은 두 경기를 통해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고 동료를 살리는 연계 플레이에도 장점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 A매치 65경기를 소화한 만큼 이제 경험도 풍부하다. 구자철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

구자철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지만 대표팀의 현 전술에서는 위치가 애매하다. 구자철도 “이번 소집을 통해 개인적으로 느낀 것이 굉장히 많다.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동기부여도 됐다”며 “소속팀에 돌아가 경기에 나서야 다시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다. 그런 책임감을 가지고 돌아가서 잘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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