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김완주 기자= 신태용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세르비아를 상대로 콜롬비아전과 비슷한 전술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경기력이 달라졌고, 승리를 놓쳤다.

한국은 14일 울산광역시에 위치한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한 세르비아와 친선전에서 1-1로 비겼다. 후반 14분 세르비아의 빠른 역습에 무너지며 아뎀 랴이치에 선제골을 내줬다. 구자철은 후반 17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차 넣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신태용 감독은 세르비아전을 앞두고 했던 말처럼 큰 틀은 유지한 채 선수 몇 명만 변화를 줬다. 부상으로 빠진 김승규 대신 조현우를 출전시키고, 장현수의 파트너로 김영권을 세웠다. 레프트백이 김진수에서 김민우로 바뀌었다. 정우영과 구자철은 콜롬비아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고요한과 이근호를 대신했다. 세르비아도 중국전과 비교해 선수 5명을 바꿨다.

동유럽에서 온 상대팀에 맞춘 변화였다. 세르비아는 콜롬비아에 비해 힘이 좋은 상대다. 체격 조건이 한국보다 월등하다. 작고 기동력이 좋은 고요한, 이근호를 빼고 더 체격이 좋은 정우영과 구자철을 투입한 게 그래서였다.

구자철이 선발 출전하면서 손흥민이 원톱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두 선수는 투톱으로 움직였다. 구자철은 이근호가 콜롬비아전에서 맡았던 위치에서 뛰었다. 측면 미드필더 나선 이재성과 권창훈은 여전히 중앙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을 많이 가져갔다. 그 빈자리는 좌우 풀백 김민우와 최철순이 올라가 채웠다.

전술 변화는 크지 않았지만 경기 내용에는 차이가 있었다. 콜롬비아전과 대비해 경기 템포가 느려졌다. 이근호가 전방과 측면을 오가며 빠른 스피드로 상대를 공략했던 것과 달리 구자철은 경기 속도를 높이지 못했다.

세르비아 공격이 콜롬비아보다 조직적으로 뛰어나고 미드필더들의 공 소유가 좋은 점도 경기 템포가 달라진 것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 후방에서 기성용이 공을 잡으면 전방으로 빠르게 연결해 손흥민의 속도를 이용하려는 전략을 가져 나왔지만 상대 수비는 한발 먼저 라인을 뒤로 내리며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우려했던 세트피스 수비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한국은 10월 유럽 원정에 이어 콜롬비아와 경기서도 상대에 세트피스 실점을 허용했다. 수비 집중력이 순간 무너지며 공을 향해 뛰어오르는 선수를 놓치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이날 경기에서는 상대 프리킥과 코너킥 시 상대 선수를 놓치지 않았다. 지역 방어를 담당한 선수들은 상대보다 먼저 움직여 공을 걷어냈다.

후반 17분 실점 상황은 아쉬웠다. 수비 라인이 전진한 상황에서 상대에 공을 뺏기자 허무하게 무너졌다. 상대가 측면을 따라 빠르게 올라와 중앙으로 볼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방해하는 선수가 없었다. 중앙에서 볼을 잡은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도,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들어와 득점을 올린 랴이치도 수비의 방해를 전혀 받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은 얼마 남지 않은 월드컵 준비 기간 동안 조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큰 틀은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대에 따라 전술 변화는 필요하다. 콜롬비아를 상대로 통했던 전술을 세르비아에 맞춰 부분적으로 수정하자 위력이 떨어졌다. 남은 기간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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