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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폰, 데로시 '작별'… 세대교체 절실해진 이탈리아
김정용 기자 | 승인 2017.11.14 11:45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탈리아 축구의 전설적 존재들이 최악의 마무리를 했다. 이탈리아는 예상보다 8개월 일찍 세대교체에 들어가야 한다.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쥐세페 메아차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을 가진 이탈리아는 스웨덴과 0-0으로 비겼다. 앞선 1차전에서 승리한 스웨덴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탈리아의 예선 탈락은 사상 두 번째다.

패배와 동시에 ‘2006 독일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이 일제히 은퇴했다. 주장이자 주전 골키퍼였던 잔루이지 부폰, 수비수 안드레아 바르찰리, 미드필더 다니엘레 데로시다. 2006년 당시 막내였던 데로시까지 은퇴하며 2006년 세대 전원이 이탈리아 대표팀 역사 속으로 박제됐다. 여기에 조르조 키엘리니도 은퇴를 선언했다.

졸전이었기에 더 아쉬운 은퇴였다. 부폰과 바르찰리는 목이 메 은퇴 선언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다. 부폰은 “이탈리아 축구에 미안하다”고 했고, 바르찰리는 “내 축구 인생을 통틀어 가장 아쉬운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데로시는 이날 벤치를 지켰고, 경기 중 왜 공격 자원인 로렌초 인시녜를 투입하지 않냐고 코칭 스태프에게 항의하는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이들의 은퇴는 이탈리아의 든든한 저력이었던 수비진 ‘BBC’의 와해를 의미하기도 한다. 바르찰리, 레오나르도 보누치, 조르조 키엘리니는 유벤투스와 이탈리아 양쪽에서 2011년부터 꾸준히 발을 맞춰 세계 최고 조직력을 이뤘다. 보누치가 이번 시즌 AC밀란으로 이적했지만 대표팀에선 조합이 유지되고 있었다. 세 수비수 중 두 명이 부폰과 함께 은퇴했다. 남은 키엘리니는 33세, 보누치는 30세다. 두 선수 모두 ‘2022 카타르월드컵’을 바라보기엔 나이가 많은 편이다. 바르찰리의 대체자를 폭넓게 마련해야 한다.

대체자 후보는 많다. 23세인 다니엘레 루가니와 마티아 칼다라, 22세인 알레시오 로마뇰리 모두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들이 기대대로 성장한다면 중앙 수비의 세대교체는 어렵지 않다. 이미 로마뇰리와 루가니는 대표팀에 자주 선발되며 경험을 쌓아나가고 있다. 골문은 부폰의 어린 시절을 빼닮은 18세 유망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이어받을 전망이다.

후계자들의 기량과 잠재력은 충분히 뛰어나지만, 기존 'BBC'처럼 한 팀에서 오래 호흡을 맞추며 생기는 이점은 누릴 수 없게 됐다. 현재 소속팀이 유지된다면 로마뇰리와 돈나룸마가 밀란에서, 루가니와 칼다라(현재 아탈란타로 임대)가 유벤투스에서 각각 호흡을 맞추게 된다.

데로시를 대체할 선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이탈리아의 예선 탈락과 동시에 등장했다. 브라질 태생 미드필더 조르지뉴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데로시의 역할은 미드필드 후방에 자리잡고 동료들을 지휘하는 것이었다. 조르지뉴는 이 역할을 이탈리아세리에A에서 가장 능숙하게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조르지뉴는 스웨덴전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훌륭한 전진 패스를 통해 A매치 선발 데뷔전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안드레아 피를로, 데로시의 뒤를 이어 이탈리아 중원을 이끌어줄 줄 알았던 리카르도 몬톨리보,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는 핵심 역할을 맡기도 전에 이미 30대에 접어들었다. 이탈리아가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다면 조르지뉴 중심으로 팀을 재편할 수 있다.

이번 예선 과정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공격자원들도 20대 초반부터 중반에 걸친 선수가 대부분이다. 부상으로 스웨덴전을 거른 시모네 차차가 26세, 최근 골감각이 절정에 달한 치로 임모빌레가 27세, 차기 주전 공격수가 유력한 안드레아 벨로티는 24세다. 로렌초 인시녜,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 스테판 엘샤라위 등 윙어들도 23~26세로 '2022 카타르월드컵'까지 전성기를 유지할 수 있는 나이다.

이탈리아는 독일월드컵 우승 이후 유로에선 준수한 성적, 월드컵에선 실망스런 성적을 내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유로에서는 두 차례 8강과 한 차례 준우승을 달성한 반면, 월드컵에선 두 번 연속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이번에는 예선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2006년 세대는 세 번의 기회를 모두 허비한 뒤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월드컵 잔혹사’를 끊으려면 2022년을 바라보고 새로운 세대를 육성해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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