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마놀로 가비아디니는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주전이 된 적 없고, 소속팀 사우샘프턴에서도 활약상이 미비하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운명을 두 어깨에 짊어져야 한다.

이탈리아와 스웨덴은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쥐세페 메아차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을 갖는다. 1차전 당시 홈 팀이었던 스웨덴이 1-0으로 이겼다. 이탈리아는 역전을 해야 한다.

이탈리아가 벼랑 끝으로 몰리는 동시에 잠피에로 벤투라 감독의 목에 칼이 들어갔다. 벤투라 감독은 최근 전술, 선수 선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 등 여러모로 입지가 불안하다. 예선 조별리그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비판 받았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이탈리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골 감각이 좋은 선수 중 하나인 치로 임모빌레를 최전방에 세웠으나 무기력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현지 언론이 내놓은 2차전 예상 선발 명단은 파격적이다. 마르코 베라티의 징계, 시모네 차차와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의 부상, 다닐로 담브로시오의 명단 제외로 이 선수들은 쓸 수 없다. 사람들을 놀래킨 건 대체자들의 면면이다.

임모빌레의 파트너 공격수로 안드레아 벨로티 대신 가비아디니가 투입될 전망이다. 가비아디니는 교체로 세 번 투입돼 총 28분을 뛰는데 그쳤다. 약체 리히텐슈타인 골문에 한 골을 넣은 것이 전부다. 소속팀 사우샘프턴에서 지난 시즌 후반기 동안 4골, 이번 시즌 초반 11경기 동안 3골을 넣었다. 강력한 왼발을 지녔고 임모빌레를 지원할 수 있는 섀도 스트라이커 성향이긴 하지만 그동안 기용하지 않은 선수를 갑자기 투입하는 건 특이한 선택이다. 에데르, 로렌초 인시녜, 스테판 엘샤라위,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를 모두 벤치에 남겨둔다는 뜻이기에 더욱 그렇다.

데로시 대신 투입될 것으로 알려진 조르지뉴는 이 경기가 A매치 데뷔전이다. 세리에A를 넘어 유럽 리그 전체에서 가장 패스가 뛰어나고 안정적인 미드필더로 인정받고 있지만, 벤투라 감독은 플레이메이커 성향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필요하지 않다며 한사코 소집을 거부해 왔다. 최근 조르지뉴가 태어난 브라질이 먼저 소집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벤투라 감독은 그제서야 조르지뉴를 불러 공식 경기 데뷔전 기회를 주겠다고 예고했다. 조르지뉴의 기량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A매치 경험은 지난해 친선 경기에 두 번 교체 투입된 것이 전부다.

조르지뉴만큼 논란을 부르는 선수는 아니지만 핵심 플레이메이커 베라티 대신 뛸 것으로 예고된 알레산드로 플로렌치 역시 벤투라 감독과 인연이 별로 없었다. 플로렌치는 예선에서 선발 출장 1회, 교체 투입 1회에 그쳤다.

그 밖의 포지션은 기존 멤버들이 지킨다. 중앙 미드필더 중 한 자리는 감독의 애제자인 마르코 파롤로가 유력하다. 좌우 윙백은 마테오 다르미안과 안토니오 칸드레바, 스리백은 ‘BBC’로 알려진 안드레아 바르찰리, 레오나르도 보누치, 조르조 키엘리니, 골키퍼는 잔루이지 부폰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라인업은 1차전과 거의 같을 것으로 전망된다. 1차전 중 가장 먼저 교체된 알빈 에크달 대신 교체 투입돼 선제결승골을 넣은 야콥 요한손이 미드필더로 뛸 거란 전망이 나온다. 라이트백은 1차전에 경고 누적 징계로 결장했던 미카엘 루스티그가 복귀할 전망이다. 스웨덴에서 가장 유명한 멤버인 수비수 빅토르 린델로프, 미드필더 에밀 포스베리 등이 건재하다.

이탈리아가 경기를 할 쥐세페메아차는 두 명문 구단 AC밀란, 인테르밀란의 홈이다. 거대 구장에 74,000명에 가까운 관중이 운집해 거대한 이탈리아기를 흔들 예정이다. 주장 부폰은 “이탈리아는 평범한 플레이에 익숙해져선 안되는 팀”이라며 강호의 모습을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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