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리카르도 로드리게스의 왼발은 스위스 대표팀의 강력한 공격 무기다. 월드컵 본선 진출이 걸린 순간, 로드리게스의 왼발은 수비에서도 빛을 발했다.
13일(한국시간)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장크트 야콥 파크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을 가진 스위스는 북아일랜드의 도전을 물리치고 0-0 무승부를 거뒀다.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스위스는 1승 1무로 플레이오프를 마치며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월드컵 본선행이 걸린 만큼 치열한 경기였다. 그 중심에서 왼발잡이들의 대결이 벌어졌다. 스위스는 레프트백 로드리게스, 오른쪽 날개 제르당 샤치리가 왼발 킥을 활용해 공격을 주도했다. 그러나 모든 슛은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북아일랜드는 왼발이 강력한 크리스 브런트가 폭발적인 오버래핑에 이어 멋진 중거리슛을 날려 댔다. 강력한 유효 슈팅 두 개가 모두 얀 좀머 골키퍼에게 막혔다.
결정적인 순간은 후반 추가시간이 시작되자마자 벌어졌다. 북아일랜드가 한 골만 넣으면 연장전으로 끌고갈 수 있는 시간대였다. 브런트가 코너킥이 무산된 뒤 공을 다시 받아 크로스를 올렸다. 완벽한 코스로 날아간 크로스를 좀머 골키퍼가 놓쳤고, 조니 에반스의 헤딩슛이 골대로 향했다.
골키퍼 없는 골문으로 공이 날아가는 찰나의 시간 동안 뒷걸음질 친 로드리게스가 슛의 경로를 막아섰다. 로드리게스가 왼발로 공을 간신히 걷어내며 북아일랜드의 마지막 희망이 사라졌다. 3분 동안 더 버틴 스위스가 마침내 0-0 무승부를 지키며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로드리게스의 한 골을 지켜 거둔 승리였다. 지난 1차전에서 로드리게스는 페널티킥으로 선제결승골을 넣었다. 최근 관심이 뜸해졌지만, 로드리게스는 3년 전 왼발 킥력을 통해 유럽 최고 레프트백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선수다. 이번 시즌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으로 이적해 벌써 2골을 넣었고, 앞선 유럽 예선에서도 2골을 기록 중이었다.
스위스는 FIFA(국제축구연맹) 순위가 11위로 유럽 플레이오프에 참가한 8개국 중 가장 높다. 한국과 만난 2006년 대회부터 시작해 최근 3회 대회 연속으로 월드컵 본선에 올랐고, 그중 두 번은 16강에 진출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통과하며 연속 진출 기록을 4회로 늘렸다. 북아일랜드는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유로 2016’에 이은 연속 메이저 대회 본선행을 노렸으나 스위스의 저력을 넘지 못했다.
스위스는 예선 10경기 중 6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을 정도로 탄탄한 수비가 강점이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수비가 먼저였다. 라이트백 슈테판 리히슈타이너는 유벤투스에 소속된 스타 수비수다. 센터백은 파비안 사르, 요앙 주루, 마누엘 아칸지가 맡는다. 이들은 탄탄한 수비뿐 아니라 예선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총 7골을 넣는 득점력으로 공격까지 지원했다. 로드리게스의 위치는 측면이지만, 팀내 비중은 중심에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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